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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Apr 17. 2022

맛있는 독서모임

일요일 아침 9시.

한 달에 한번 나는 줌을 켜고 화상 모임에 참여한다.

2년 전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해오고 있는 독서모임이다. 은 학교에 근무한 경험도 없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다. 의논해서 책을 정하고 한 달에 한 번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작하는 해부터 코로나가 시작되어 으로만 만나지만 번 시작하면 1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이번에 읽기로 정했던 책 중 하나는 이꽃님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였다.  한 명씩 돌아가며 책에 대한 생각들을 펼쳐내는데 줌 화면에서 한 선생님이 눈물을 닦고 있는 게 보였다. 다른 선생님이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상황이라 어디 아프신가 놀랐다. 마음을 가다듬고 눈물을 꾹꾹 누르며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씀은 이랬다.

선생님의 엄마가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와서 네 형제를 데리고 가게를 시작한 나이를 생각해보니 지금 자기의 나이보다도 어렸단다. 그걸 생각하니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괜히 나까지 마음이 울컥해 눈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눌렀다. 뿐만 아니라 작은 줌 화면 속 다른 선생님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들 같은 마음인 것 같았다. 독서모임에서는 이렇게 책 그 자체를 통해서 혹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통해 정서적 공감을 경험하게 된다.

나 역시 이 책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다가 읽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잠시 울컥했다. 책을 읽고 '다 읽었다!'로 끝내던 나의 독서는 이 모임을 통해서 더 책을 천천히 맛있게 먹는 느낌이다.

책은 하나지만 읽는 사람마다 생각과 느낌은 많이 다르다. 임을 하다 보면 내가 놓쳤던 부분을 다시금 보게 되고 른 사람들은 이 책의 어떤 부분에 밑줄을 그었는지 엿보게 되는 재미도 있다. 나는 그냥 스쳐 지나간 문장들을 다른 사람이 찾아 건네주는 느낌은 찾은 보물을 나눠 받는 듯 꽤 유쾌하다.

더불어 독서모임은 의외의 분야에서 다채로운 생각을 접할 기회를 준다. 나라면 절대 서점에서 고르지 않을 책들을 읽을 기회가 생겨 관심 분야가 많아진다. 서로 책을 권하거나 소개하기도 하면서 독서를 통한 성장을 지지하는 우리 독서모임!

오늘도 나는 그렇게 책에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자극을 받으며 제보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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