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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Oct 26. 2022

매일이 평안할 수 있다는 것

"! 아!"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며 일어나 앉기도 힘들다고 했다. 처음엔 그저 잠을 잘 못 자서 목이 뻐근해서 그러나 보다 곧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십 분이 넘도록 아이가 일어나 앉지를 못했다.

어떤 동작을 취하지도 앉고 가만히 있는데도 불규칙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는지 아이는  순간순간 신음소리를 냈다.

"엄마 너무 아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급하게 챙겨 병원으로 갔다.


목과 오른쪽 어깨 엑스레이를 찍고 진단을 받고 보니 소위 말하는 '담'이 왔단다. 바르지 않은 자세로 인한 것로 요즘 또래 아이들이 이런 이유로 병원을 자주 온다고도 하셨다.

아이와 원을 나오면서 평상시 구부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봤던 일을 이야기했다.

"엄마 그게 편해서 그렇지!"

"그대로 두면 계속 굽어져서 아플 거야." 아이와 바르게 앉자고 이야기를 나누며 뒤늦은 등교를 했 그렇게 아침 소란은 마무리가 되었다.


우리는 대부분 걱정하지 않았던 일로 위기를 맞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로 행복을 얻는다고 한다. 그 말처럼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아이의 건강 문제로 오늘 아침 위기가 있었다. 혹시나 팔이 빠진 것은 아닐지, 혹은 성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에게 내색은 안 했지만 내내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시라도 깁스라도 하게 되면 어떡하지? 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엑스레이로 보이는 아이의 뼈 하나하나를 스캔하는  내 눈빛이 떨렸다.


"엄마 오늘 나 진짜 오랜만에 병원 구경했네."

치료를 받고 아이가 괜찮아졌는지 장난말도 한다. "병원은 이렇게 가끔 구경만 하고 자주 오지는 말자"

매일이 평안할 수 있다는 것, 그 작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렇게 한번 더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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