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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01. 2022

당연한 것은 없다

어제오늘 하루에 출장으로 연일 100km씩 운전을 했다. 제주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제주의 서쪽에서 동쪽 끝으로. 장거리 운전을 평소 하지 않았던 지난 몇 년이라 주중에 이런 장거리 운전은 꽤 나를 피로하게 했다. 런 동선을 출장으로 짜주다니 원망의 마음도 일었다. 지는 해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얼굴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에 얼굴이 찡그려진다. 내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안 봐도 미간의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못 생긴 얼굴이었을 것이다.


가끔 이렇게 하지 않던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보면 그간 얼마나 남이 내게 해주었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는지되돌아보게 된다.

주말마다 나와 함께 이곳저곳을 발이 되어 다녀주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그동안 진짜 고생했던 거더라?"

"오름 갈 때마다 네가 운전했잖아. 여기까지 직접 운전해보니 보통 힘든 게 아니." 침 출장지를 가는 길목에 같이 던 오름이 보여 말했다. 친구는 그 말을 들으며 그저 웃기만 했지만 내심 이제야 알았냐는 귀여운 타박이 웃음에서 느껴졌다.

"다음에 갈 때는 내가 맛있는 밥 살게."

"그래라." 


짧은 통화를 마치고 생각하니 비단 운전뿐일까 싶다. 일상의 많은 순간에서 우리는 많이도 감사함을 잊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내가 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늘 당연하게 받아왔던 것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은 돌을 하나 얹고 소원을 빌어보는 도 누군가의 돌이 내 돌 아래 깔려 주어야 한다. 이런 작은 군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도 알아채 주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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