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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14. 2022

사소한 기쁨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매일 행복한 일은 있다는 글귀를 읽고 요즘 매일 내게 일어나는 행복한 일들을 발견하고 느끼려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추워진 회색빛의 날씨처럼 뭔가 우울하기까지 하다. 오후 내내 카페인으로 억지로 몸을 달래도 봤지만 좀처럼 사그라진 컨디션은 회복될 줄을 모른다. 다리고 기다리던 퇴근시간. 아이의 학원 보강으로 한 시간을 기다리기까지 해야 한다. 할 일 없기다리다 저녁이라도 맛있게 해 먹자 싶어 근처 마트로 갔다. 집 근처가 아닌 곳에서 장을 보니 어딘지 어색하지만 아는 곳이 아니기에 호기심이 인다. 살고 있는 동네를 벗어난다는 것은 가끔 작은 체험학습 같다.


별 기대 없이 들어간 작은 마트를 둘러보며 장바구니에 물건들을 하나하나 담았다. 작은 마트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은근 기분 좋은 세일을 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는 1+1 행사를 해서 평상시 가격의 반으로 10개를 살 수 있었고, 마침 집에 떨어진 라면은 특가 세일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정육코너에 가니  아이가 좋아하는 갈매기살이 였다. 허브솔트를 뿌리고 구워주면 육즙 보라며 좋아할 아이의 얼굴이 그려져 입가에 미소가 인다. 그렇게 아이가 책을 볼 때 줄 간식도 담고 계산대에 서니 어쩐지 뿌듯하다. 계산 순서를 기다리는데 계산대 옆에 아이가 좋아하는 캔디가 보인다. 단 것이라 살까 말까 하다가 아이가 지난 여행 때 먹어보고는 맛있다며 권하던 모습이 떠올라 장바구니에 넣었다. 원으로 지친 아이집에 가는 동안 달콤한 사탕 한알 달래주었음 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데에서 오는 것 같다. 아이가 듣고 싶은 말, 먹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들에 관심을 보여주고 챙겨주며 나의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 사소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매일의 행복한 일이자 기쁨이다. 으로 돌아와 햅쌀을 씻어 밥을 짓는다. 새하얀 쌀밥맛있다며 저녁을 먹는 아이를 보니 복이 별거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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