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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15. 2022

기분 좋은 아침 선물

출근을 하면 컴퓨터를 고 내부 메신저를 확인한 후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뇌 깨운다. 늘 같은 루틴으로 시작되는 하루라 특별한 아침 기억들이 별로 없다. 그런데 오늘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특별한 아침이었다.


교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후배가 티 코스터를 직접 만들어봤다며 두 개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다른 분 들도 다 받으신 거지?"

나만 받는 것인가 싶어 물어보니 다들 마음에 드는 것으로 이미 고르셨다고 하셨다. 주변을 둘러보니 선생님들의 얼굴이 다른 때보다 더 밝다. 역시 군가의 깜짝 선물은 사람의 마음에 금세 가닿는다.


두 개중 하나를 고르라는데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나는 심플하지만 가죽의 매력이 그대로 살있고 다른 하나는 낙엽 무늬가 들어가 독특하다. 고민을 하다가 가죽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으로 골랐다. 모닝커피를 선물 받은 티코스터 위에 얹어보았다.  내린 커피의 향과 은은한 가죽 색이 어울려 보기만 해도 좋다. 가만히 보니 실력이 보통이 아닌 듯하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참 부러웠다.

"이런 능력이 있다니! 당장 플리마켓 가서 팔자!"

후배는 만들기 쉽다며 겸손해 하지만 뭐든 손품을 팔고 시간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고맙기 그지없다.


여행을 가면 기념품 가게에서 티코스터를 꼭 하나 씩 산다. 대부분 천으로 된 것들로 가죽으로 된 것은 없다. 그래서 오늘 후배의 선물이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나는 티코스터를 좋아한다.  커피나 차보다 티코스터에 올려놓고 마시면 내가 나 스스로를 챙기며 대접하는 느낌이 든다. '열심히 사는구나! 차 한잔 마시면서 해.' 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서 번거로워도 꼭 학교에서 만큼은 티코스터 위에 컵을 올려두고 마신다. 그러면 답답하고 일거리가 잔뜩 쌓여 삭막한 공장 같은 내 책상도 잠깐 카페가 된다. 늘은 내 책상이 후배 덕에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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