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5번
노랑.
뜨겁지 않은 빛.
따뜻해지려나, 눈부시기만 하고
그림자는 길게 늘어, 차가워졌다.
바람,
이번엔 시원하게 날려버려라.
그러나 쓸고 간 자리엔
매캐한 냄새가 가지런히 남았다.
가슴팍,
한 뼘 아래쯤.
심장은 통증으로
내 몸을 흔들었다.
석양은 멀어졌으나,
풍경은 가까웠다.
점, 점.
빛의 허물어진 잔상.
불편과 짜증을
눈에 담는다.
지나간 잔상은
촉촉함이 아니라,
고여버린 아린 감정으로
툭, 툭.
뇌의 주름은
깊고 복잡했다.
인간은 본디 그런 구조라 한다.
결. 결. 결.
기억의 틈 사이로
한 단어가 흘러내렸다.
‘사랑’
하얀 백지,
검은색으로 흘러내린다.
모든 것을
쏟아내며—
나는,
그날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그 사념에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