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吠 / 器

내 그릇이 작음을 염려하자

by 신동욱

'一犬吠形百犬吠聲(일견폐형백견폐성)'

'한 마리의 개가 무언가를 보고 짖으면 수많은 다른 개들이 소리만 듣고 따라 짖는다.'


한 사람이 거짓된 말을 그럴듯하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사실인마냥 얘기를 퍼뜨리는 것을 뜻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간혹 그런 사람을 겪는다. 거짓말까지 적당히 동원해가며 자신을 포장하고 과시하려는 부류. 그 이면에는 '허세'와 '과시욕'이 있다. '내가 이만큼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자랑하고, 주변에도 소문내고 싶어 한다.


일반화는 조심스럽지만, 그런 많은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실행'이 없다는 것. 청산유수처럼 말은 잘 하지만 오로지 그뿐이다.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말잔치는 점점 '개소리'로 치부될 것이고 신뢰도 잃게 될 것이다. 실속 없는 말은 그 밑천이 금세 드러나게 되어 있다.


'吠'(짖을 폐). '犬'(개 견)이 '口'(입 구)로 짖는다는 뜻이다. 혹여라도 내 말이 그런 개소리로 치부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실행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짖는 것뿐이라면, 짖고(口), 짖고(口), 짖고(口), 또 짖어야(口) 한다. 그렇게 4번을 짖으면(口), '器'(그릇 기)라는 한자가 된다. 스스로 말만 앞세우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정말 그 정도 그릇이 되는 사람임을 보이고 싶다면, 계속해서 도전하고 실행해야 한다. 고작 한번 해보고 '내가 다 해봐서 알아'라고 말하는 것도, 혹은 '난 해봤는데 안되더라'라고 말하는 것도 모두 吠로 그칠 뿐이다.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고자 계속 실행하는 사람이 器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담아낼 그릇을 만들어낸다.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성공하고자 했지만 결말은 파국이었던 사람들의 사례는 너무 흔하다. 여자 스티브 잡스로 찬사를 받았지만 결국 사기꾼으로 추락한 사업가 엘리자베스 홈즈처럼. 남보다 앞서 가려는 조바심에, 짧은 기간에 부와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에 결국 자신을 망치고 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런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좀 느리게 가도 괜찮아. 조바심 내지 마. 느린 속도를 염려하지 말고 내 그릇의 크기가 이것밖에 안되는 걸 염려하자."


그릇이 작은 사람은 그릇을 빠르게 채우지만, 더 이상은 채우지 못한다. 그릇이 큰 사람은 그릇을 채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훨씬 많은 것들을 채운다. 좀 더 괜찮은 인생을 살기 위해 욕심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속도가 아니라 내 그릇의 크기다. 짖고, 짖고, 짖고, 또 짖어서, 그렇게 내 그릇의 크기를 계속 넓혀나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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