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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Mar 03. 2022

함께 한 일입니다.

[외전] 재무 담당자로 먹고 삽니다 (3)

리더는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지, 실무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내 나름의 신념은 지금도 동일하다. 리더가 실무에 너무 많이 관여하면 리더와 팔로워가 함께 힘들고 불행해지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에. 하지만 인력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만큼은 이 말이 꼭 정답은 아니다. 때로는 리더가 실무를 직접 쳐내야 하고, 때로는 실무자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좀 체계는 없어 보일지언정 당장의 생존이 더 시급한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니일 내일에 얽매이기보다 일단 일이 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스타트업 회사로 이직 후 처음으로 야근한 날이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발표 PPT를 직접 만드시느라 야근 중이던 부사장님과 함께 사무실에 남았던 것. 다른 회사 공시 자료와 시총 자료를 뒤져서 그래프로 채워낸 간단한 PPT 몇 장 만드는 것을 도와드렸다. 그래 봐야 전체 PPT 분량의 10분의 1이나 되었으려나.


나는 먼저 퇴근을 했고, 그보다 더 늦은 밤까지 일하신 부사장님은 완성된 PPT를 업무 유관자들에게 보내시면서, 메일에 이런 코멘트를 남기셨다. '동욱님과 함께 만든 PPT를 보냅니다'라는. 부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분량에 비하면 내가 도움드린 부분은 딱히 크지 않았던 터라 이런 말을 들어도 되나 잠깐 망설여졌지만, 이내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랫사람을 자기 성과를 위한 소모품 정도로만 여기는 리더들이 즐비한 이 가혹한 직장인 세계에서 '동욱님과 함께 만든'이란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리더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다. 그럴 땐 나도 사람인지라, 내 에너지를 더 많이 쏟더라도 기꺼이 그 리더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작은 수고라도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리더라면, 어느 누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 않겠나.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내게 나무를 베는데 1시간이 주어진다면 45분은 도끼를 가는데 쓰겠다."


직장인에게 도끼를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1순위는 단연코 '주위 동료를 대하는 태도 혹은 마음가짐'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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