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결단(決斷)

아빠가 아들에게 매일 하나씩 알려주고 싶은 365가지 단어

by 신동욱

오늘은 아빠가 살아온 이야기를 잠깐 들려줄까? 아빠는 사실 좀 보수적인 면도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막 즐겨하고 그랬던 사람은 아냐. 하지만 아빠 인생을 돌이켜보면 결단을 내려야 할때 꽤 과감한 결단을 내렸던 적도 몇차례 있었지. 그중에서도 딱 3번의 순간만 꼽아보라면 이 때일 것 같아.


첫번째 결단은 아빠가 고3때 수능을 본 직후였단다. 평소 모의고사 만큼은 성적이 안나왔지만 그래도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에 합격을 해서 그냥 입학을 할지 재수를 할지 고민하던 때였지. 그때 마침 수능을 치고나서 막 교제를 시작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재수를 결심한거야.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던 아빠는 그대로 재수를 결심했지. 그땐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어. ^^;; 결과는? 불과 두 달만에 아픈 이별을 겪었지... 하지만 그게 전화위복이 되었을까? 재수하고 본 수능 시험에서 더 높은 성적을 받은거야. 그땐 참 어리기만 했던 아빠 인생에 처음 겪어본 이별의 아픔, 그리고 그것을 멋지게 극복한 나름의 큰 성취였어. 이 때 아빠는 정말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어떤 선택이든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나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 그러니 설령 결과가 좋지 못하다 해도 다른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아빠의 두번째 결단은 약 10년 전, 대학 졸업을 앞둔 즈음이었어. 많은 자격증이 있거나 토익 점수가 높은 것도 아니었지만, 설마 한군데는 붙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지. 그런데 원서를 넣은 모든 회사에서 모조리 떨어진거야.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어. 당장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구.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훌쩍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게 된거야. 그때 아빠 수중에는 비행기 값과 호주에서 딱 2주간 살 수 있는 월세만큼의 돈이 전부였어. 영어도 거의 못했고 해외를 혼자 가본 경험도 없던 시절이라 그때는 비행기 타는 것조차 무서웠지만 일단 가보자고 결단을 내린거야. 역시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방인이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 그 곳에서 아빠가 구한 일은 대형마트 청소일이었어. 돈을 아끼고 아끼면서 한달에 한번 월급받던 날,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며 사 먹었던 와퍼 햄버거의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구나. 이런게 바로 눈물 젖은 빵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그곳에서 아빠는 참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소중한 인연도 맺게 되었어. 그들의 응원 덕분에 거의 1년이나 되는 시간을 호주에서 잘 버티고 돌아왔지. 이때 아빠는 또 한가지 삶의 중요한 교훈을 얻었어. 무엇이든 첫 한 발자국을 딛는 것이 어려울 뿐, 용기를 내어 일단 그 걸음을 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아니란걸 말야. 무엇보다 그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청소를 하며 1년을 버텼는데, 한국에서 무엇을 못할까 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었어. 그런 자신감 덕분인지 결국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단다.


마지막 결단은 아빠가 책을 써보겠다고 결심한 거야. 이 때 아빠가 책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절박함'이었단다. 그래서 밤 10시에 퇴근하면 10시에 글을 썼고, 새벽 1시에 퇴근하면 1시에 글을 썼어.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더니 정말 되더라. 사실 인생을 살다보니 이 '절박함'이란 마음가짐이 무척 중요하더라구. 이 단어는 네 인생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만한 것이니, 곧 따로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


인생을 살다보면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 있더라. 그 결단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무척 두려워지곤 하지. 하지만 결단을 하는 것이 두렵다고 자꾸 미루기만 하면 나중에 더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더이상 결단할 기회조차 빼앗길 수 있어. 그러니 결단의 시점이 왔다면 과감히 결단을 내리거라. 그리고 그 결단은 너 스스로 내리는 것이다. 누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야. 반드시 너 스스로 결심해야 하고, 그 결과와 책임도 오롯이 너의 것이야.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다른 누군가나 세상을 탓하지 말거라. 너의 선택에 따른 결과임을 인정하고 잘되면 잘된대로, 잘못되면 잘못된대로 다시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거야. 그렇게 너만의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란다.


오늘의 단어

결단(決斷) :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또는 그런 판단이나 단정.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 붕우(朋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