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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Nov 07. 2023

[이순신]"천행(天幸)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임진왜란 중 벌어진 칠천량전투로 총지휘관 원균은 전사하고 조선 수군은 궤멸에 가까운 치명타를 입는다. 선조는 급히 이순신을 다시 총지휘관에 임명하지만, 남은 전선은 고작 12척이었다. 사실상 전투불능 상태라고 판단한 선조는 이순신에게 수군을 해체하고 육군과 통합할 것을 명령한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이 유명한 말은, 바로 이 순간 나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선조는 수군 해체를 명하던 그때 오히려 이순신은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외친 것이다.

기세등등한 일본군의 배 133척에 맞서 불과 10여척의 배로 싸우는 것은 누가 봐도 희망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순신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 


해협이 좁고 물살이 빠른 명량으로 일본의 배들을 유인해, 전장의 유리함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순신 함대가 앞장 서서 적군 선봉장을 죽여 사기를 꺾어버렸고, 조선의 최첨단 무기인 화포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백전백승의 이순신과 함께 싸운다는 것만으로도 조선 수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백성들도 뒤에서 조선 수군을 지원하고 도왔다. 그렇게 이순신은 기적같은 승리를 거둔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명량대첩이다.


모두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이순신은 뛰어난 전략과 통솔력으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이 전투가 끝난 뒤, 이순신은 이렇게 말한다.


"천행(하늘이 준 행운)이었다."


홀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그 놀라운 승리를 마음껏 뽐내고 자랑하며 한껏 자신을 높여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그 상황에서, 이순신은 그저 하늘이 도왔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7할은 운이고, 3할은 노력에 달렸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은 성공을 위해 운빨이 70%나 좌우한다는 사실에 방점을 두고 어차피 운이 중요하니 노력해봐야 안될거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나의 노력으로 30%나 되는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가능성을 향해 달려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바라던 목표를 이루고 나서 말한다. "천행이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운칠에 기삼이 더해졌을 때 하늘이 나를 도울 가능성은 비로소 100%가 된다. 나의 노력 30%가 더해졌을 때 '천행이었다'라고 말할 자격을 얻는다. 

이순신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가 운에만 기댔다면 명량대첩은 결코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그 이면에는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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