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弱 / 弜 / 強

넌 강한 사람이란다.

by 신동욱

사랑하는 아들아, 스스로 약한 사람이라 생각이 들 때, 심지어 너무 약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아빠의 이 얘기를 떠올려 보렴.


약하다는 뜻의 한자 '弱'(약할 약)은 약한 활시위를 표현한 거래. '弓'(활 궁)의 시위가 약해서 흐늘흐늘한 모습이 바로 弱이라고 하는구나. 반대로 활시위가 탱탱하고 강한 것을 본떠 만든 한자도 있는데, 그건 '弜'(강할 강)이라고 해. 강함과 약함, 그 차이는 활시위가 얼마나 강한지 그 탄성에서 온다는 거야.


사실 활시위는 화살을 직접 당겨서 쏘는 부분이기 때문에 무척 중요해 보이기는 해. 그래서 활시위의 강함이 곧 활의 강함을 결정하는 것으로 생각한 거지. 그런데 그거 아니? 우리나라 전통 활인 각궁(角弓)은 무려 천 보(약 500m) 가량이나 화살이 날아갈 만큼 성능이 무척 뛰어난 활이래. 그런데 그 강함은 활시위가 아닌, 활대에 있다는구나. 활시위에는 탄성이 없어도 활대의 탄력으로 많이 휘어지기 때문에 화살이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거야. 결국 핵심은 활시위가 아니라, 활시위를 지탱해주는 활대에 있다는 거지.


화살을 직접 당기는 활시위가 남들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이라면, 활대는 보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 너의 신체능력, 체력, 재능 따위를 활시위라 생각해보자. 그래서 네 몸이 약하다거나, 외모가 썩 멋지지 않다거나, 재능이 부족해 보인다거나... 그런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널 더러 약하다고 말할지 몰라. 하지만 활시위보다 중요한 것이 활시위를 지탱하는 활대이듯이, 더 중요한 것은 너를 지탱하는 네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굴하지 않는 씩씩한 용기, 네게 소중한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 그런 것들 말이야. 겉보기에 네가 약해 보일지 몰라도 네 안에 그런 마음이 있는 한, 넌 이 세상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란다.


강하다는 뜻을 가진 또 다른 한자, '強'(강할 강)은 '弘'(넓을 홍)과 '虫'(벌레 충)이 합해진 한자야. 여기서 虫은 생명력이 끈질긴 쌀벌레를 뜻한다는구나. 누구보다 넓고 큰 마음, 그리고 끈질긴 마음을 가질 때 무척 강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자. 그러니 스스로를 더 많이 믿어주고, 스스로를 더 많이 아껴주도록 하자. 아빠가 널 믿고 아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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