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양이 뭐하니?

by 한명화

새벽 운동길

눈이 마주쳤다 딱

개천가 풀숲에 웅크리고 앉아서

뭐하니?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니?

행여 옛 주인 오나 기다리니?


양이야

태풍이 온단다

큰 비 오면 개천 물살 아주 세차

너 앉은 그곳도 넘치거든

저 위 다리 밑으로 올라 가렴


이곳에 산지도 꽤 되었는데

처음엔 발자국 소리에 도망도 잘 가더니

이젠 헤치는이 없다 안심하는지

꿈쩍도 안 하고 눈길 마주 본다


그래

너도 살고

우리도 살고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인데

이른 아침 눈 마주하는 고양이 모습에

세상사 돌아보며 중얼거린다

그래

다 같이 사는 세상인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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