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동이 비
그렇게 애타게 기다려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왠일로 한꺼번에 몰려와 심술 부리는지
개천가 갈대는 다 뉘어놓고
일어나지 못 하게 꼭꼭 밟이서
거리 안내 기둥 우악스레 뽑아 동댕이 치고
봐 ㅡ심술쟁이 잖아
잘한 일도 있구나
긴 가뭄 불볕 더위에
개천은 냄새나고 썩어갔는데
이 참에 깨끗이 청소해 놓고
길가에 버찌그림 아직이었는데
이 참에 다 지워 주었네
풀숲 친구들은 신이나 싱글벙글
찜통 무더위도 데려가 주었구나
그래도
동이 비는 심술쟁이 맞아
많은 사람들 눈물 짓게 했으니
그 눈물 언제 마를꺼나
개천가 갈대 춤도 볼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