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하산 준비

by 한명화

요즘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랜 날들 많은 봉사를 하신 분

자리보전을 위해 한 행위들로 참 말들도 많았는데 남들 두 번이면 족한걸 세 번씩이나 하다 보니 오래 자리 쥐고 있다 보면 아무리 봉사라 해도 독선 아닌 독선으로 보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안하무인이 되어 가는 것이 인간의 심리적 변화인가 보다

첫 마음 변치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곱씹어 보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내놔야 하는 자리

그러나 그 자리를 내놓는 허전함 때문인지

아님 자신의 존재감 과시의 빈 마음 때문인지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 앉혀 놓고도 뭐가 그리 불안한지 내렸다 올렸다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주변의 안타까운 탄식이 넘쳤었다

삶의 길에서

우리는 열심히 오르기를 갈망한다

그것이 산이 되었든 직위 상승의 자리가 되었든

올라갈 때는 성취감에 열정을 다하지만 내려올 때는 조심조심 겸손한 마음으로 내려와야 안전하게 하산하고 지켜보던 이들에게 박수를 받을 것인데

그 끈을 놓기가 참으로 힘든가 보다

꽉 찬 둥지를 안고 있다가 아무것도 없는 빈 둥지가 되어버린 마음 때문일까

안타까움에 바라보던 시선 나 자신으로 옮겨

크건 작건 이것저것 봉사라는 이름 붙여 걷는 걸음에 이제 조심조심 하산의 준비를 해야겠구나

빈 마음 잘 다독이며 더 큰 행복으로 바라봐 주는 선임이 되어 함께하는 아름다운 이들에게 힘찬 박수를 받을 수 있게ㅡ

가만가만 다짐해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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