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너무도 열심히 살았다
그것도 당당한 걸음으로
마음 나누며 살려 노력하면서
바쁘게 참 바쁘게 살아왔다
아직은?이라고 할 때쯤 이상하게도
숫자의 조합을 읽고 바로 쓰기가 어려워
한 번에 두세개 또 한두개 왜 그러지?
은행계좌도 몇 번씩 보고 쓰고 쓰고는
앞뒤가 바뀐 건 아닌지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세상 속 바쁘게 뛰던 일 내려놓고
서방님과 손잡고 운동이라며 걷고
글감 핑계로 여행도 다니고
자식들 걱정도 어쩌겠어
스스로의 삶의 길
잘 찾아가겠지 라며 내려놓고
어느 순간 내 머릿속은 꽉 채워진
생각 바위가 툭 떨어져 나간 듯
단순해짐을 찾아갔다
응?
그런데
내 차량 번호도 잘 기억 못 하던
머릿속으로 언제부터인가 숫자가 들어온다
서너번 보아야 썼던 긴 줄의 숫자
전화번호를 저장할 때의 숫자
지나가는 차량 번호의 숫자
제 할 일 못하고 있는 분당 천가 가로등 번호
아!ㅡ그렇구나
삶에 길 위에서 뭐든 머릿속에 저장함으로
내 머릿속이 과부하가 걸렸던 것이었나 보다
나름 한때는 컴퓨터라는 별명도 들었었는데
짝꿍이 옳았다
세상 짐 다 진냥 살지 말고
이제 남은 생 둘이 손잡고
쉬엄쉬엄 여행 다니며 사세나 ㅡ라시던
그래서 돌아왔구나
짝꿍 말 잘 듣고 여유를 데려와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