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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다

by 한명화

영하의 한파가 새벽의 길을 막아

움추러든 날의 낮

창밖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다

어서 밖으로 나오라는 듯


영하면 어떠리

한파라면 어떠리

우리에겐 너무도 따뜻한 무기가 있는데

용감하게 현관을 나서 분당천을 향한다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다

마치 겨울을 내려놓은 듯

앙상한 나뭇가지는 꿈에 부풀고

갈옷 입은 갈대도 부수수 기지개 켜며


이제 봄이 오고 있느냐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묻고 있다

꿈에 부푼 나뭇가지도 잠이 깬 갈대도

자연에 하나 되어 발걸음 가벼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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