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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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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an 25. 2021

지난여름 화진포의 추억

이승만 기념관에서
김일성 별장에서

지난여름 화진포에 갔었다

코로나로 힘든 때였기에 직접 차를 몰고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과 계속되는 코로나 확진에 대한 뉴스로 인해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는 것을 조심스러워해서인지 여행지는 늘 한적해서 거의 우리 부부만의 여행지가 되는 곳이 많았다

이곳 화진포의 별장 여행도 마찬가지여서

둘이서 여유롭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이었다

지금은 기념관이라 명명하지만 이곳은 그분의 별장이었다

몇 번은 와 본 곳인데 이곳에 오면 역사의 수레바퀴를 다시 뒤로 많이도 돌리면 우리나라의 모습이 현재와 무엇인가 달라질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립운동에 목숨 걸었던 수많은 어른들이 독립된 나라에서 왜 그 처럼 쓰러져야 했는지

너무 큰 안타까움과 만일 초대 영부인이 금발머리가 아닌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는 우리 정서 속에서 자란 순수한 대한민국인 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들의 눈과 귀를 차단하는 어리석은 자들을 그 처럼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분의 말년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해 본다


두 번째의 방문은 김일성 별장이었다

잘 가꾸어진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멋들어진 숲을 이루고 돌계단을 오르는 내내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그야말로 최고의 별장터다

오죽했으면 이 지역을 빼앗기고 몇 날을 식음을 전패했다는 전해져 오는 이야기는 아마도 사실일 것 같았다

이곳의 전망은 그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실내를 돌아보며 그 시대의 최고위급의 생활이 어땠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전시품들이 있었고 어린 시절 우리가 덥고 잤던 어머니가 시집올 때 해오셨다는 이불과 많이도 닮은 이불이 침대에 펼쳐있었으며 단아한 의상도 남녀 각 한벌씩 전시되어 있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두 별장을 돌아보고 그 시절 최고위급의 생활상에서 오는 괴리는

외국인이 부인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의 생활상이 외국의 문화라면 김일성 주석

부부의 생활 모습이 우리의 옛것을 재현하고 있음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이 처럼 멋진 별장을 짓고 그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살았던 시간들이 얼마나 되었을까

누구는 쫓겨나고 누구는 빼앗기

역사는 돌고 돈다


지난여름 화진포를 다녀오고 별장 세 곳을 돌아보며 왜인지 마음이 무척 편하지 않았다

때문에 글을 쓰지도 않고 서랍에 넣어 두었는데 오늘 문득 서랍을 열었지만 나라를 어려움에 빠트리는데 큰 몫을한 생각만 해도 속이 부글거리는 한 곳의 별장은 폐기하고

두 별장을 꺼내 펼쳐본다

지난여름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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