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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한명화
Jun 02. 2021
삶
2년여 전
화분의 파인애플 꽃이 피더니
작은 열매 앙증맞게 보여 주었지
가을이 깊어 서늘바람 불어오자
주먹만큼 자라 노랗게 옷 갈아입고
지탱하는 몸 너무 버겁다며
오랜 날 정성에 보답한다기에
식구들 둘러앉아 기대? 했었지
새콤한 그 맛에 웃음바다 되고
열매 위 잘라 놓은 묶은 초록 머리
작은 병에 물 담아 올려놓았지
작은 병 물속에서 요술 부렸나 봐
하얀 실 주렁주렁 달려 내렸어
좋아하는 물 가득 채운 기다란 병에
잘 살아 보라고 이사시켰는데
병 바닥에 뿌리가 다 닿았다며
이제는 흙을 딛고 살아보고 싶다네
큰 화분에 이사시키면
또다시 새콤달콤 파인애플 선물해 줄까?
삶이란 단어를 붙여 봤어
쓰레기라
버려졌던 이파리도
살펴주니 저리 잘 자라는 자연의 숨
생명의 줄 위에 춤추는 여린 삶들
작은 불씨 하나라도 꺼지지 않게
돌아보고 살펴보고 다독여 보고
가다 보면 분명 좋은 날 오리니ㆍㆍㆍ.
keyword
화분
파인애플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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