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동 나갈 준비 하는데
어딜 나가려느냐 호통치며
주룩주룩 빗줄기 소리 키운다
반기는이 없는 가을 불청객
귀 가리고 눈 가리고 내리고 있다
쏟아 내려는 햇살 구름 장막에 가두고
부지런히 햇살 당겨 끌어안으며
황금물결 일렁이며 자랑하려던
벼들의 깊은 탄식 들려오고
빨갛게 익어가던 사과밭에서도
달콤한 맛 붉은빛 아직인데
가을장마 밉다며 울먹이고
가을 자랑 열매들 불평 소리
튼실하게 추석상 위에 오르려는데
방해꾼 등장에 시름 깊어지는 아침
웬 심술부리느냐 묻는 내게
알록달록 가을 축제 준비하라고
여름의 끝자락까지 씻어내려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