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태극기를 걸었다

by 한명화

국경일

태극기를 게양하는 날

결혼 후

짝꿍은 국경일에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태극기를 내 걸었다

오늘도 발코니에 태극기를 걸었다

어느 집이 또 걸었나?

이쪽저쪽 돌아다니며 창에 얼굴을 내밀고 살펴본다

발코니에 나가서 건너편 아파트도 살펴본다

맞은편 1층 딱 한집

그리고는 어느 집에도 태극기의 모습은 없다


국경일을 잊었나?

예전에는 발코니에 태극가 많이 걸린 아파트를 자랑 삼기도 했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요즘은 태극기를 걸면 특정인들의 일원으로 오인한단다

그게 싫어서 걸지 않는다고?

우리의 태극기가 어떤 이들을 대변하는 상징이 되어버린 슬픈 현실을 어찌해야 할까


언젠가 차를 타고 가다 젊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이제는 태극기만 보아도 떠오르는 풍경이 있어 짜증이 난다는 말에 너무 안타까웠다

오늘은 개천절

나라의 상징 태극기가

짜증이 아닌

어떤 이들을 대변하는 상징이 아닌

우리의 자긍심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 맘에 드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