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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모과차의 색칠

by 한명화

11월이

끝날을 향해 달리는 주말 아침

새벽은 영하를 찍고

새벽달이 유난히 높은 것은

오늘도

아침의 공기는 싸늘할 것이라고


간단히 마친 아침식사

아직은 보일러 부르지 않아

작은 난로의 따뜻함을 가져온

붉은 불빛이 반가운 시간

작년에 설탕에 절여 두었던 모과청 꺼내

모과 차를 끓인다


작은 주전자에

한해 묵은 모과 넣고

주전자가 뜨겁다고 소리 지를 때

노랑 분홍 고양이 잔 두 개 꺼내

모과향 진동하는 끓은 물을 따르고

꿀 한 스푼씩 넣어 휘휘 저으면

달콤한 향까지 코끝 간지럽힌다


달콤한 모과 차

상큼한 모과 차

따끈한 모과 차 한 모금 입에 담으면

입가에 번지는 진한 미소는

삶의 하루를 색칠해 준다

행복이라는 여유의 빛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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