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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얘들아!~~

by 한명화

얘들아!~노올자~

정자나무 아래서 외치는 소리에

개구쟁이, 울보 쟁이. 싸움대장도

방문 박차고 대문 나서 뛴다

정자나무 아래 모여든 아이들

하나, 둘 순서대로 기차가 되면

꼬부랑 행진 막이 오르고

동네 골목마다 시끌벅적

따따따 따따따 주먹 나팔 울리며

목청껏 큰소리 누가 더 큰가

뚜뚜 따다 나팔소리 목청 높이고

궁작짝짝 궁작짝 북소리도 제법


동네 개구쟁이 어린 음악대

골목마다 한 바퀴 휘돌다 보면

온 동네 아이들은 기차 탑승자

신바람 난 노랫소리 하늘을 뚫고

잘한다ㅡ외치시는 동네 어르신들

아이들도 어른들도 함박웃음소리

공원에 세워진 조각 작품은

그리운 꼬맹이고향 펼쳐 놓았다


길순이, 혜숙이, 그리고 옥수도

지금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하얀 귀밑머리 쓸어 넘기며

옛 추억 생각은 하고 있는지

절대로 잊지 말자던 꼬맹이들 약속

까맣게 잊고 산 날 하도 길어

웃음 짓던 모습들도 가물가물

얘들아!~

노~ 올 ~ 자 ~

외치던 소리 들려온다


공원의 조각 작품 앞에 서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도 같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

어린 시절 회상에 빠져있다

아주 푹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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