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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께
세상은 내 안에 있다
by
한명화
Feb 13. 2022
토끼들아! 안녕?
공원에는 토끼가 산다
오래전 이곳에 둥지를 틀고 공원에 왔을 때 너무 예쁜 토끼들이 있어 깜짝 놀랐었다
호수공원에도 중앙공원에도 걷다 보면 붉은 눈으로 바라보는 토끼를 보며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평안함에 빙그레 미소가 핀다
예전 처음 만남의 시기에는 발자국 소리에도 놀라 달아나곤 했었다
이제는 겁도 없어졌나 보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이제는 이곳이 자신들의 터라는가 보다
사람들의 쉼터인 정자의 주변에서 배 깔고 엎드려 있어도 너무도 평안하다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은 다양해서
인간들은 각자의 주거지에서 살며
잠시 운동삼아 지나는 것이고 토끼들은 이 공원에서 평안한 쉼을 느끼며 살 권리가 있음을 알고 있나 보다
그러니 자신들이 이 공원의 주인이라는 듯
옆으로 다가가도 꿈쩍도 안 한다
우린 그냥 자연스럽게 안녕? 인사하며 지나가거나 멈추어서 바라보면 된다
내 집에서 내가 쉬고 있는데 웬 방해? 냐는듯
대단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구나
토끼들이 이 처럼 평안할 수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날들에 먹이를 주고 해를 입히지 않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믿고 함께 사는 세상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아름답고 평안하다
토끼들의 평안함을 바라보다 보면 내 마음도 평안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기쁨을 느낀다
세상은 내 안에 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떠한가에 따라
나 자신의 삶의 모습도 그려지기 때문이다
창밖의 세상이 오늘은 미세먼지로 자욱하다
그럼 어떠랴
덕분에 이리 앉아서 어제 만난 토끼들의 모습 생각하며 이 처럼 자판을 두드리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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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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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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