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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망월이야!정월 대보름

by 한명화

망월이야!ㅡㅡㅡ

동네 아이들은 다 모였다

동네 어른들도 나와 계신다

구경도 하시고 심판도 하신다


대보름 망월이야 경쟁이다

삼사리에 있는 동네마다 내로라하는 아이들이 동네 망월이야 경쟁에

눈 이불 쓰고 쉬던 넓은 논에 불꽃이 튄다


불꽃놀이 준비위해 아이들은

좋은 깡통 감춰두고 철사줄도 모아둔다

대보름 가까이 오면 깡통에 구멍 뚫는

통통통 툭탁툭탁 합창소리 장단도 잘도 탄다


정월 대 보름

둥근달이 떠오르면 만들어둔 깡통에 나무토막 꼭꼭 채우고 기름도 붓고

하얀 눈 논으로 하나, 둘 모두 모여

깡통에 불을 붙여 휙ㅡ휙 ㅡ돌리면

그 넓은 논 가득 불꽃놀이 시작된다


활활 타닥타닥 불춤추고 불노래하면

망월이야!ㅡㅡㅡㅡ

망월이야!ㅡㅡㅡㅡㅡㅡㅡㅡ

망월이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 저기 불깡통 던지며 외치는 소리에

불꽃은 꼬리 흔들며 황홀한 쇼를 하고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 활짝


달빛에 빛나는 불덩이들

휙 휙 소리치며 날아다니고

도깨비 불이다~~~

손뼉치며 웃음소리 달빛을 탄다

한바탕 불꽃쇼가 끝이나면

이긴 동네 아이들은 어깨가 으쓱

씩씩거리며 내년을 외치는 진동네 아이들


정월 대보름이라고

오곡 찰밥도 지어놓고

나물도 만들어 놓고 앉아서

지난 옛 추억 자락 펼쳐 지는데

하얀 눈 쌓인 빈 논도 있고 올망졸망 친구들 때 묻은 얼굴도 보이고 동네 어른들 모습도 보이고 휙휙 날아다니는 불쇼의 풍경 고스란히 남아있는데ㅡㅡㅡ

이제는

다 지난 아름답던 추억일 뿐

올해도 온 가족 무탈하기를 바라며

아침 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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