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망월이야!정월 대보름
by
한명화
Feb 15. 2022
망월이야!ㅡㅡㅡ
동네 아이들은 다 모였다
동네 어른들도 나와 계신다
구경도 하시고 심판도 하신다
대보름 망월이야 경쟁이다
삼사리에 있는 동네마다 내로라하는 아이들이 동네 망월이야 경쟁에
눈 이불 쓰고 쉬던 넓은 논에 불꽃이 튄다
불꽃놀이 준비위해 아이들은
좋은 깡통 감춰두고 철사줄도 모아둔다
대보름 가까이 오면 깡통에 구멍 뚫는
통통통 툭탁툭탁 합창소리 장단도 잘도 탄다
정월 대 보름
둥근달이 떠오르면 만들어둔 깡통에 나무토막 꼭꼭 채우고 기름도 붓고
하얀 눈 논으로 하나, 둘 모두 모여
깡통에 불을 붙여 휙ㅡ휙 ㅡ돌리면
그 넓은 논 가득 불꽃놀이 시작된다
활활 타닥타닥 불춤추고 불노래하면
망월이야!ㅡㅡㅡㅡ
망월이야!ㅡㅡㅡㅡㅡㅡㅡㅡ
망월이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 저기 불깡통 던지며 외치는 소리에
불꽃은 꼬리 흔들며 황홀한 쇼를
하고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 활짝
달빛에 빛나는 불덩이들
휙 휙
소리치며
날아다니고
도깨비 불이다
~
~~
손뼉치며
웃음소리 달빛을 탄다
한바탕 불꽃쇼가 끝이나면
이긴 동네 아이들은 어깨가 으쓱
씩씩거리며 내년을
외치는
진동네 아이들
정월 대보름이라고
오곡 찰밥도 지어놓고
나물도 만들어 놓고 앉아서
지난 옛 추억 자락 펼쳐
지는데
하얀 눈 쌓인 빈 논도 있고 올망졸망 친구들 때 묻은 얼굴도 보이고 동네 어른들 모습도 보이고 휙휙 날아다니는 불쇼의 풍경 고스란히 남아있는데ㅡㅡㅡ
이제는
다 지난 아름답던 추억일 뿐
올해도 온 가족 무탈하기를 바라며
아침 상을 차린다.
keyword
정월대보름
추억
불꽃놀이
2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새 댓글을 쓸 수 없는 글입니다.
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구독자
730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은 내 안에 있다
농부를 택하셨던 아버지의 고백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