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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꽃은 꽃이니까

by 한명화

발코니 햇살 좋은 자리에 솔잎 채송화

겨우내 해님 놀이 즐기며

앙증스러운 빠알간 꽃 피워내고 있었다

녹빛 치마 우아하게 펼쳐 입은 군자란

봄이 온다는 소식에 포기 속 저 밑에서

어설픈 여린 꽃대 올리며 애쓰고 있다


발코니 솔잎 채송화가

탐스럽고 우아한 꽃을 피웠다고?

핑크빛 꽃 한 송이 안고 있는 군자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 짓고 있는데?


응? 응? 응?

언제 저리 꽃을 피우셨나

솔잎 채송화가 허락했나요?

자존 강한 군자란이 대답했나요?


삶이 하 수상한 요즘 날처럼

너도 나도 마스크 얼굴

너인가? 나인가?

너인 듯도 하고 나인 듯도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너도 같고 나도 같구나

주황의 너도 핑크빛 너도

이쁘긴 이쁘구나

그래 맞다

꽃은 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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