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왜 싸우는데ㅡ

by 한명화

작년 봄

앙증스러운 새끼오리 아홉 마리

엄마 오리 따라 뒤뚱뒤뚱

하나 둘 셋넷 줄 맞추어 졸졸졸

엄마 오리 노래교실

서로 잘한다 목청 높여 꽥꽥꽥 꽥

엄마까지 열 마리 군대 이루더니

쑥쑥 잘 자라 호수공원 완전 제패

어느 날부터인가 편 가르기 하대

이쪽 네 마리 저쪽 여섯 마리


율동 호수 오리들 겨울나기에

누가 안아갔을까 몇 마리 사라지고

봄맞이 봄나들이 공원 산책도 한다

여기 세 마리 저기도 두마리 또 저기도

새벽이면 안개 호수 물이랑 이루며

안개 물속 이랑 그림 잘도 그리더니

오늘 새벽 호수안 물텀벙 난리

들여다본 물속엔 격렬한 싸움판

서로 공격하며 물고 쫒고 쫓기고

싸우지 마라 말해보지만 들은척만척

얘들아!

왜 싸우는데ㅡ

너희도 선거하니?

서로서로 왕 되려 싸우는 거니?

선거 끝났지만 아직도 싸우는 소리던데

너희도 소식 들은 거니?

제발 싸우지 마

보고 있기도 안타깝다

평화롭게 놀던 모습이 아름다웠거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조금씩 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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