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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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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11. 2022

백제 귀엣ㅡ고리 (공주박물관)

발굴장면

공주박물관에서는 2023년 2월  26일까지 백제 귀엣ㅡ고리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무료였으며 오전 이른 시간대라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전시관에 입장하여 웅진백제시대로 향했는데 이곳의 전시품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무령왕릉 발굴 당시 릉 입구를 지키던 진묘수라는 상상의 동물과 릉 안에서 발견된

묘지석의 기록이 무령왕릉과 왕비의 무덤임을 확실히 알려 주고 있었다

두꺼운 나무로 짜인 관의 모습도 특이했는데 요즘  관과는 다르게 위 천장이 지붕처럼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는 왕관의 귀 장식, 장검, 단도, 황금 목걸이, 황금귀걸이, 황금 신발, 황금 허리 장식, 베개며 심지어 발을 올리는  발 베개도 있었다

여러 유물을 돌아보며 왕이라는 자리가 화려한 장식으로 꾸미는 것은 물론 위엄과 지존을 우러러보라 였겠지만 그 장식들을 머리에 쓰고 귀에 달고  목에 걸고 하리에 차고ㅡㅡㅡ휴

왕 본인은 얼마나 무겁고 힘들고 버거웠을까

당장에 다 벗어버리고 편한 옷 입고 마음대로 걷고 활동하고 싶지 않았을까?

위엄과 책임을 안고 높은 곳에 앉아 있지만 자유를 잃어버린 자리가 아닐까

왕 노릇 아무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영면을 원했으나 영면 조차도 할 수 없게 발굴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져 깊은 잠에서 깨어 후세의 관람 거리가 된 수많은 수장품들과 심지어 숨을 거둔 몸을 뉘었던 관까지도 저처럼 전시품이 되었다니ㅡ

한때 나라를 호령했을 무령왕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무거운 걸음 되어 박물관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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