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

by 한명화

아! 가을빛이다

오랜만에 여행에서 돌아온 마음

여행기는 아직인데

저만치 밀어 두자

급할 것도 없지 않은가


비 먹은 하늘 잠시 주신 햇살

발걸음 재촉하여 호수공원에

빨간 풍차 옆 딱 한대 흔들 그네

둘이 앉아 호수 마주하는데


호수안 풀섶에 제비 떼 가득

아마도 먼길 떠날 인사 하나 보다

여름내 어디서 지냈는지

이제야 마주 보며 인사하는구나


제비는 풀섶에서 비행 즐기고

우리는 살랑살랑 그네를 탄다

내려서며 도움닫기 발 구르면

두발이 하늘 위로 날고 싶다 한다


망중한에 푹 빠진 두 모습에

하늘이 빙그레 미소 보내고

제비들도 슬쩍슬쩍 들여다본다

단풍 고운 나무들도 함께하자 하는

아!ㅡ가을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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