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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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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27. 2022

문경 옛길 박물관

옛길 박물관 전경
옛길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유난히 청명한 가을날

문경새재에 갔다

그곳에서는 사과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축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길가에 일찍부터 홍보 나온 사과 연합회 회원들이 소리를 친다

사과 공짜로 드려요

그냥 가지 마시고 사과받아 가세요

손짓하며 부르는 밝은 미소에 그곳으로 가서 사과를 3개를 받았지ㅡ

짝꿍, 딸네미, 그리고 내 것

깨끗이 씻어 포장했으니 그냥 먹어도 된다는 친절한 안내멘트까지ㅡ

사과를 받아 들고 문경 옛길 박물관을 향했다

65세 이상은 무료

그리고는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괴나리봇짐이 입장객을 반기고 있었다

마침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과 조지아 작가들의 합동 작품전을 펼치고 있었는데 작품에 문외한 이어서 무엇이 특별한지 나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대동여 지도를 보며 지금 지도와 견주어 손색이 거의 없는 저 지도를 그려내기 위해 얼마나 많이 걸어 다니고 얼마나 많이 산을 오르며 그 고생이 얼마나 많았겠나 하는 생각에 짠한 마음이 들었다

2층으로 올라가 과거 시험지와 합격자 명단 등을 보고 백지 시험지를 보았다

시험이라면 그 누구도 반갑지 않을 것인데 더구나 과거 시험이니 무거운 부담 때문에

생각이 나지 않아 백지를 냈을까?

아님 반항의 마음으로 백지를 냈을까?

백지를 내고 마음 불편했을 누군가의  마음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백지 앞에 서 있다가 위쪽을 보니 과거에 합격했을 때 어사화를 꽂고 가마를 타고 호위를 받으며 금의환향하는 그림과 낙방했을 때 괴나리봇짐을 메고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는 그림을 보고 세상사 돌아가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한치의 변함이 없음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돌아보다 어사화가 무척 길고 커서 깜짝 놀랐고 마폐와 암행어사 판결문을 보고는 갑자기 춘향전이  떠올라 입가에 웃음이 피었다

우리 문화의 소중한 옛것들을 천천히 돌아보며 동행한 딸네미와 역사적인 여러 사건과 어사의 판결에 대해 얘기를 하며 과연 모든 어사들이 탐관오리를 치리 했을까?

탐관오리의 먼지 함께 쓴 어사는 정말 없었을까?라는 의문도 슬쩍 들어왔다

오랜만에 우리의 옛 역사의 한 문단을 들여다보며 옛 조상들의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돌아본 느낌이었다

박물관을 나오니 건물 옆에 세워진 안내 판에 옛길박물관의 소장 문화제라는 옛 복식을 홍보하고 있었으나  전시하고 있지 않아 직접 보지 못하고 가야 하기에 조금 안타까운 마음으로 옛길 박물관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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