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선물 같은 날들

by 한명화

찬 겨울의 오후

따스한 햇살 쏟아져 내리는 발코니

내려다 보이는 학교 운동장이 하얗다

워낙 추워서인가?

아이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파주위보가 내린 찬겨울

어제도 일찍부터 출발 2시간 30분 코스

설경의 불곡산에 감탄사 쏟아내며 다녀왔다

힘들게 산에 다녀와서인가?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따뜻한 햇살 내리쬐는 발코니 흔들의자에 앉아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유유자적이다


삶을 등에 지고 가야 하는 날들에는

여유라는 말은 저만큼 밀어 두고

이유야 어쨌든 365일 쉬는 날이 거의 없는 삶 속에서 또 맡은 바 사명? 이 있다 해서

부지런한 개미처럼

쟁기를 끌고 있는 소처럼

삶의 테두리를 만들어 놓고 그 테두리 안을 가꾸고 결실하기 위해 농부가 채찍을 휘두르듯 스스로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지치면 안 돼

아파도 안돼

짜증내서도 안돼

감사한 마음으로 버티고 지켜 가야 된다고 다잡고 또 다잡았었다


세월은 쏜 화살처럼 휭~~~ 지나

하나, 둘,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전국을 다니며 강연이라는 끈을 잡고 있을 때 짝꿍이 말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인 거 아는데

이제 그만하고 나랑 놀자'라고

깜짝 놀라 큰 수술로 오랜 날을 고생하고 있던 짝꿍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알았다

세월이란 유한하다는 것을

그날 이후

다ㅡㅡ정리를 하고 우린 여행을 다니며 껌딱지처럼 붙어살고 있다


찬겨울의 오후

이 처럼 유유 자적하며 따뜻한 햇살 쏟아지는 발코니 흔들의자에 등 기대고 앉아 마주 보는 짝꿍에게 마음 가득 감사를 보낸다

여유로 채워지는 날들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깨닫게 해 주어서

열심히 운동하시고 몸 관리를 해주어서

이처럼 유유자적하며 차를 마시고

도란도란 지나 온 인생사도 꺼내보고

따뜻한 햇살 놀이를 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짝꿍이 꺼내 준 선물 같은 날들에

감사함으로 색칠하고 있다

빙그레 미소 가득 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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