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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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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an 14. 2023

수덕사 30여년 만에 다시 가보니

선문
일주문
일주문앞 안내도
금강문
부도탑
코끼리 석등탑
9층석탑
일엽스님을 떠올리며
포대화상
황하정루 앞
30여년전 수덕사 황하정루앞 일주문에서
황하정루
황하정루 밑을 통과 대웅전을 오르는 계단
대웅전
대웅전의 탱화와 부처상
대웅전 앞 삼층석탑
수덕각시와 관음바위
의미가 있을것 같은 대웅전 뒷산의 바위

고인이 되신 부모님을 모시고 30여 년 전 다녀왔던 수덕사 벌써 옛이야기가 되었다

여승들의 집이라 여겼던 수덕사는 아픔이 어려 보였었다

꽤 유명한 분의 부인이 생존해 계신다는 것과

또 일엽스님이 계셨다는 수덕사는 어쩌면 그 시절 신비로운 사찰이었다

짝꿍의 제안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중 들렀던 수덕사는 아담하고 소박한 정감 있는 절이었다

지나다 마주치는 여승의 파르라니 깎은 머리를 보고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딸은 조그맣게 속삭였다

'엄마! 여자 같아요'

그랬다

수덕사를 30여 년 만에 다시 찾았다

여행을 할 때 다녀왔지? 라며 젖혀 두었는데 오래된 곳들을 다시 가보자는 짝꿍의 제안에 다시 와 보니

아!ㅡㅡㅡ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강산이 세 번은 변할 시간이 지났구나

세월의 흐름에 번쩍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수덕사 ㅡ아담하고 정감 있는 곳, 여승

수덕사ㅡ엄청 변화된 곳 여승들의 거처는?

첫 문을 통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음식점이 즐비하고 기념품도 파는 상가들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두 번째 문이다

입장권 70세 이상 무료, 일반 4000원

입장권을 사는데 가족을 모시고 온 청년이 깜짝 놀란다

'입장권이 너무 비싸요' 라며 가족 수대로 내는 입장료에 어르신 무료의 나이가 70세로 올라간 것에 대해 불만이 큰듯했다

하기사 나도 좀 놀랍긴 했다

이제 두 번째 선문을 통과하니 덕숭산 수덕사 사적비와 커다란 돌비가 있었는데 읽어보니

ㅡ삼일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 년의  물은 하루아침 이슬 같다네ㅡ라고

맞습니다 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르다 보니

세 번째 일주문을 지나 해탈교 건너 미술관은 작업 중이라고 조금 더 올라 금강문을 지나 사천왕문을 통과하며 해학적인 사천왕상이 이젠 반가움도 담긴다

이제 부도탑과 9층석탑을 지나 일엽스님이 계셨다는 환희대를 돌아 나오며 만감이 교차한다

여성 그 시대의 여성의 비애를 느끼며 다시 돌아 나와 오르다 보니 언제 어느 곳에서 만나도 기분 좋아지는 포대화상 걸개스님의 환한 미소가 어서 오라 한다

계단을 올라 선지종찰 수덕사란 현판 밑에 다시 덕숭총림의  황하정루 밑을 통과하고 다시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대웅전 뜰이다

예전에는 이 앞에 일주문이 있었는데 그때 찍었던 사진을 꺼내 비교해 본다

아! 일주문의 위치가 바뀌었구나 라며 계단을 올라 삼층탑을 돌아 대웅전으로 향했다

대웅전 안에는 신자들이 절을 하며 기도를 하고 있어 옆 문으로 들여다볼 수밖에ㅡ

오랜 옛 모습

천장의 모습을 보니 여기는 변함이 없어 반가웠다

조심스레 대웅전 안의 모습을 담고 물러 나온다

마당으로 내려가 법고각과 범종각을 돌아보고 옆길로 들어가 보니 커다란 관음바위 에 푸르스름한 수덕각시상이 있었고 앞에 기도의 단이 놓여 있었다

수덕각시는 수덕사의 창립과 관련 있는 설화 속 주인공으로 마지막 모습은 이 관음바위가 쪼개지며 바위 속으로 사라지다 벗겨진 버선모양의 꽃이 핀다는 설화인데

그녀를 기리기 위해 이 처럼 단을 마련한 것 같다

수덕각시를 보며 잠시 설화 속에 빠져있다가 나와 관음바위를 타고 돌아 대웅전 뒤쪽으로 올라갔다

대웅전 옆 넓지 않은 터에서 승려들이 전기차를 움직이며 땅을 고르는지 왔다 갔다 바쁘다

그들 곁을 지나 대웅전 뒤 산바위가 예사롭지가 않아 바위에 푹 빠져 바라보다 내려와 지나는 스님께 여쭈어 본다

'스님 질문해도 되나요?'얼른하라고 하신다

산 위의 바위들이 예사롭지 않은데 어떤 전해져 오는 무언가가 있나요?라고 묻자

무뚝뚝한 목소리로

' 아무 의미 없는 자연석입니다'라고

다시 마당으로 내려와 주변을 돌아보고 커다란 바위 물통에 졸졸졸 나오는 신령수? 를 그릇에 받아 짝꿍에게 주니 차가 싫다고

그래도 다시 권해 한 모금씩 마시고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금강문을 나오다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수덕사의 대웅전 뒤 산 높이에 있는 비구니 참선도량 견성암을 떠올리며 아쉬움으로 수덕사를 떠나오는 귓가에 수덕사 여승의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ㅡ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수덕사에 쇠북이 운다 ㅡ


*수덕사는 일반 사찰인데 수덕사 여승의 노래로 인한 오해로 많은 이들이 여승들의 사찰로 잘못 알려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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