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참 감사합니다

by 한명화

설을 보내며 이런저런 쓰레기가 가득 쌓였다

분리수거로 따로 분리를 해놓았지만

음식물 쓰레기, 선물상자로 인한 쓰레기, 식품 담겨온 갖은 비닐용기에 포장용재등이 쌓였다

명절 이틀 동안은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는다

그분들도 명절을 보내야 하니 당연하다

영하 19도를 오르내리는 한파는 온몸을 움츠리게 하는데 주방 창으로 내다보니 이 추위에 쓰레기를 치워가고 계시는 모습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도 쌓여있는 쓰레기를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점퍼를 입고 모자도 눌러쓰고 정리해 둔 쓰레기를 양손 가득 들고 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종이 박스등을 분리해 놓고 비닐은 비닐통에 플라스틱과 병등을 분리해 넣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서며 든 마음은

너무 감사합니다ㅡ였다

이 추위에 아파트 마당에서 쓰레기를 다 분리수거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라는 마음으로 들어오니 짝꿍이 말한다

참 감사한 일이다 라며 이 추위에 쓰레기를 가져가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라며 마치 내속을 들여다본 듯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살면서 참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깊이 느끼게 된다

이 많은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면?

혹은 이 추위에 분리수거장을 찾아다녀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해 보니 우리가 살아가며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쓰레기 수거비를 냈으니?

또 세금을 냈으니?

아니다

물론 급여를 받고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일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편리함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명절을 보내고 이틀 동안이지만 잔뜩 많아진 쓰레기를 바로 버릴 수 없어 답답했었는데

이 추위에 쓰레기를 치워가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참 감사합니다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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