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숨은 좀 쉬게 해라

by 한명화

하늘 맑고 햇살 좋은 오후

중앙공원 깊숙한 정자옆 호숫가

햇살 맞이 봄맞이 즐겨하는데

어라?

재들 뭐 하지?

꽥꽥 달아나는 하얀 암컷오리

부리나케 뒤따르던 수컷오리 두 마리

서로 먼저라며 구애작전 한창

수컷 오리 한 마리 냉큼 암컷 차지

암컷오리 머리 물어 물속으로 밀어 넣고

수컷 오리 또 한 마리 경쟁자 밀어내려 꽥꽥꽥

물속 암컷오리 고개 내밀려 안간힘

오리 세 마리 서로 엉켜 호수안 빙글빙글

오호라 짝짓기 계절이로구나

그래도 그렇지

애들아!

암컷오리 숨은 쉬게 해야지

물속에 머리 박혀 숨 쉬려 아등바등

한참의 시간 동안 난리난리 치더니

목적달성 했나 보다

수컷 한 마리 유유자적 떠나자

안절부절 꽥꽥이던 또 다른 수컷

냉큼 암컷 차지하더니

저도 같이 암컷 머리 물속으로 밀어 넣고

숨도 못 쉬게 머리털 뽑더니만

지볼일 다 봤나 유유히 사라진다

아무리 짝짓기 계절이라지만

매너도 없고

배려도 없고

암컷오리야 넌 괜찮니? 묻는 내게

머리털 듬성이는 하얀 암컷오리

머리 한번 크게 털고 날갯짓하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자적

한바탕 오리들 사랑놀이에

햇살도 빙그레 미소 짓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나

오리들 세상이나ㆍㆍㆍ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버들강아지 꽃 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