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어머니 그 거룩한 모습

by 한명화

얼마전 동네일로 주문진에 갔던 날

버스 터미널 옆 주문진항에서 유람선을 타야 했기에 터미널 앞 식당에서 주문진항의 싱싱한 회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삼십여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쪽에 오면 들르는 주문진항 좌판 풍물시장을 향했다

꾸덕꾸덕 말린 붉은 볼락을 사기 위해서다

언제나 활기 넘치는 풍물시장에는 살아 뛰는 생선부터 젓갈이나 말린 생선등 다양하다

한 바퀴 돌아 볼락의 빛이 가장 깨끗하고 좋은 할머니께로 향했다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큰 길가 가계들보다 이곳에서는 거의 40% 이상 싼값에 구매가 가능하다

깨끗하고 꾸덕하게 마른 볼락 13마리에 20000원이라 해서 40000원에 26마리가 들어있는 봉지를 들고 돌아오니 몇몇이 묻는다

어디서 샀느냐고

어떻게 그곳을 아느냐고

같이 가달라고ㅡ

그러고 보니 여행에서 우리도 몇 번은 큰 길가 여행객 상대 가계에서 샀었다

어느 날 의문이 생겼다

동네사람들은 어디서 사지?

버스 정류소에 계시던 남자분에게 물었었다

여기 좀 싸게 사는 시장을 알 수 있을까요?

그분은 친절하게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요ㅡ정류소 화장실 쪽으로 돌아가면 바로 옆 바닷가에 있어요 동네사람들은 거기로 다니지요

값도 싸고 물건도 싱싱하고ㅡ

옳거니 우리는 그때부터 주문진 가까이 올일이 있으면 주문진 수산 풍물시장으로ㅡ


주문진 풍물시장에 같이 가 달라는 요구에 서비스를 하기로 하고 갈 사람은 한 번에 같이 가자는 생각에 희망자를 불렀다

남자들ㅡ사가면 마누라한테 잔소리나 듣는다며 손사래를 친다

40~50대 ㅡ귀찮고 마트에서 사면된다고

60대 ㅡ나도 나도를 외친다

대여섯 명이 다시 아까의 할머니에게 갔다

집에서, 아들네 줄 것, 딸네 줄 것 등 몫도 많다

양손에 주렁주렁 비닐봉지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50대들의 말처럼 놀다 가면 될 것을

60대들은 저렇게 바리바리 들고 무거울 터인데 싸게 잘 샀다며 싱글벙글인 모습들을 보며 자식들까지 챙기는 어머니의 마음이라

무거운 줄도 잊는구나

무겁게 들고 온 생선을 기사님께 부탁해 차 짐칸에 넣어놓고는 싸게 잘 샀다며 활짝 웃는 그 모습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어머니 ㅡ

그 거룩한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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