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바람 붓
어머니 그 거룩한 모습
by
한명화
May 7. 2023
얼마전 동네일로 주문진에 갔던 날
버스 터미널 옆 주문진항에서 유람선을 타야 했기에 터미널 앞 식당에서 주문진항의 싱싱한 회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삼십여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쪽에 오면 들르는 주문진항 좌판 풍물시장을 향했다
꾸덕꾸덕 말린 붉은 볼락을 사기 위해서다
언제나 활기 넘치는 풍물시장에는 살아 뛰는 생선부터 젓갈이나 말린 생선등 다양하다
한 바퀴 돌아 볼락의 빛이 가장 깨끗하고 좋은 할머니께로 향했다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큰 길가 가계들보다 이곳에서는 거의 40% 이상 싼값에 구매가 가능하다
깨끗하고 꾸덕하게 마른 볼락 13마리에 20000원이라 해서 40000원에 26마리가 들어있는 봉지를 들고 돌아오니 몇몇이 묻는다
어디서 샀느냐고
어떻게 그곳을 아느냐고
같이 가달라고ㅡ
그러고 보니 여행에서 우리도 몇 번은 큰 길가 여행객 상대 가계에서 샀었다
어느 날 의문이 생겼다
동네사람들은 어디서 사지?
버스 정류소에 계시던 남자분에게 물었었다
여기 좀 싸게 사는 시장을 알 수 있을까요?
그분은 친절하게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요ㅡ정류소 화장실 쪽으로 돌아가면 바로 옆 바닷가에 있어요 동네사람들은 거기로 다니지요
값도 싸고 물건도 싱싱하고ㅡ
옳거니 우리는 그때부터 주문진 가까이 올일이 있으면 주문진 수산 풍물시장으로ㅡ
주문진 풍물시장에 같이 가 달라는 요구에 서비스를 하기로 하고 갈 사람은 한 번에 같이 가자는 생각에 희망자를 불렀다
남자들ㅡ사가면 마누라한테 잔소리나 듣는다며 손사래를 친다
40~50대 ㅡ귀찮고 마트에서 사면된다고
60대 ㅡ나도 나도를 외친다
대여섯 명이 다시 아까의 할머니에게 갔다
집에서, 아들네 줄 것, 딸네 줄 것 등 몫도 많다
양손에 주렁주렁 비닐봉지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50대들의 말처럼 놀다 가면 될 것을
60대들은 저렇게 바리바리 들고 무거울 터인데 싸게 잘 샀다며 싱글벙글인 모습들을 보며 자식들까지 챙기는 어머니의 마음이라
무거운 줄도 잊는구나
무겁게 들고 온 생선을 기사님께 부탁해 차 짐칸에 넣어놓고는 싸게 잘 샀다며 활짝 웃는 그 모습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어머니 ㅡ
그 거룩한 모습이.
keyword
주문진항
어머니
사랑
72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팔로워
759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를 마시며
내 어머니의 그날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