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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
스승의 날이다
by
한명화
May 15. 2023
붓꽃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옛 어른들은 스승을 부모처럼 공경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아야 한다며ㅡ
돌아보니 평생을
가르치는
자리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어제 이제 50을 넘겨 함께 세월을 익혀가는 제자의 전화는 친구들과 찾아뵙겠다고ㅡ
그 길을 떠나온지 하세월이 지났는데
이제 그저 동네노년의 틈에 서 있는데
아직도 잊지 않고 찾아 준다니 고마운
일이다
이 글을 쓰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늘 사랑으로 대하려 노력하고 열정을 쏟았다지만 그럼에도 참스승이었을까?
삶의 날들에 늘 가르치는 자리에 서 있었던 지난날들을 조용히 뒤돌아 본다
어린아이들도 학생들도 때로는 동년배들도 제자의 반열에 있었다
세월을 머리에 이고 쏜살같이 흐른 날들에
떠오르는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지난 시절 내 스승님들도 생각해 본다
가장 생각나는
분은
국민학교의 정하준 교장 선생님이시다
소아마비를 앓으셔서
한쪽
다리가 조금 불편하셨는데 늘 인자하신 미소의 중후한 멋쟁이셨다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수많은 스승님들이 스쳐갔지만 1960년 중후반 금구국민학교에 근무하셨던 정하준교장선생님이
뵙고 싶다
몇 년 전 교육청을 통해 연락이 닿았는데 그 아드님이셨고 벌써 고인이 되셨다며 아버지를 기억해 주어 고맙다고 하셨었다
국민학교 시절 교장선생님 책상 청소담당을 맡겨 주셔서 교장선생님과 함께 학교 뒤 연못에 어항을 들고 가서 물을 갈아주며 물을 몽땅 바꾸지 말라셨었다
1/3은 남겨두어야
물고기가
평안하다시며
어항에 연못 속 물반대기를 씻어 넣어주면 작은 물고기들이 정말 행복해했었다
지금도 눈에 아롱거리는 학교 뒤 멋진 정자가 있는 연못과 다정하셨던 교장 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너무 그립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어느 사이 흰머리 내리더니 스승이라는 이름표도 붙었나 보다
작년에도 함께 식사를 했었는데 올해도 찾아올 거라는 고마운 제자들을
생각하며
나의 스승님들을 추억해 본다
이제는 거의 먼 나라에 계실 스승님들께
감사의 마음 가득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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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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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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