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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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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17. 2023

영월 민화박물관에는?

19금 춘화방도 있더라

우리 민속적인 민화는 그 해학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빙그레 미소를 띠게 하는 힘이 있다

영월 민화 박물관에는 어떤 민화들이 있을까

박물관 앞에 도착하자 차로 오르는 길이 너무 가팔라서 길가에 주차를 하고 계단으로 걸어 오른다

꽤 높은 계단을 오르니 이번엔 출렁다리

인데 좀 낡아 보여 아슬아슬했지만 조심조심 건너 돌담을 쌓은 박물관 앞에 섰다

마당 주변을 둘러보는데 연세가 있으신 관리자분이 나오셔서 반긴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기관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는데 관람자 사진이 필요하다며 우리 부부의 사진을 촬영해도 되겠느냐 물어와서 그 마음 이해가 되어서 허락하고 관람을 시작했다

1층 전시실에는 우리가 보았음직한 그림들이 있었는데 영조의 영정이 너무 섬세하고 고색창연해서 다른 곳에서 본 것과 달랐다

궁금하여 물었다

ㅡ혹시 이곳의 그림들이 진품인가요?

ㅡ이곳의 전시품은 진품이며 사장님이 감상하시는 병풍은 아마도 아파트 열 채 값도 더 나갈 겁니다ㅡ라고

깜짝 놀라 작품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 더더욱 진중해져서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보며

 미술에는 문외한이지만 그림의 시대적 상황을 꺼내보고 그 의미를 느껴 보려 애썼다

일층을 돌아 나오자 기다리고 계시던 그분이 2층으로 안내하였는데 그곳에는 전국민화공모전 수상작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돌아보며 근대의 해학과 현대의 해학이 많은 차이가 있음을 보고 돌아가는데

?? 한 곳에 가림막이 쳐있고 그 앞 포스터에 우리 조상들의 순박하고 아름다운 성 이야기 춘화방이라며 19세 이상만 관람가라고ㅡ

? 어떻길래

커튼을 들추고 입장하여 춘화도 안내를 찍자 그분이 깜짝 놀라며 이곳은 촬영 불가 지역이라사진을 찍지 말라고 신신당부 

ㅋㅡ오메ㅡ이런 거야?

과연 이런 그림을 찍었다 한들 글방에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니 사진찍기를 포기했다

성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다

난잡하고 보기 민망한 성을 즐기는 상투머리 남성들과 벗어버리치마를 들추고는 마주하는 그 표정들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런 그림을 보고 인상 쓸 사람도 있을까?ㅎ

짝꿍과 함께이니 천천히 보고 한바탕 웃으며 눈을 들이밀고 볼 수가 있지 행여 다른 혼성팀과 같이라면 안 보는 척 훔쳐보기에 바빴을 춘화방을 돌아보며 화공들이 이런 그림을 어떤 마음으로 그렸을까 ㅡ

옛 글을 보면 이런 춘화도를 그려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니 더더욱 리얼하게 그려 더 비싼 값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며

화가의 표현력에 놀랍기도 했다

둘이서 한참을 웃고는 춘화방을 나오자 관계자분이 부채 그림 체험을 권했다

짝꿍이 시간이 없다 하자 도와 달라며

색칠 체험 모습도 필요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이왕 허락을 했으니 협조해 드리자며

자리에 앉아 가져다 주신 부채 그림에 아주 오랜만에 물감 색칠 놀이를 시작했다

해보니 다시 아이들과 지냈던 시간으로 돌아간 듯 재미있게 부채 색칠을 마치고 선물로 받은 그 부채를 들고 내려와 보니 한쪽에 기념 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념품 팔찌를 하나 골라 손목에 차고는 목요일이면 만나는 좋은 이들에게 하나씩 선물하고 싶어서 골라보는데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라며 짝꿍은 계산을 해 주었다 관계자분들은 오랜만에 여러 개를 판다고 아주 좋아하시며 민화엽서 두 세트를 선물로 주시고 짝꿍은 좋아하는 나를 보며 웃고

나는 지인들과 나누어 모두 같이 팔에 팔찌를 낄 생각에 가슴 가득 행복을 채우며 그곳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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