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가을비가 내린다

by 한명화

비가 내린다

가을비

새벽부터 내린다

주룩주룩


그 곱던 가을빛 쓸어내리겠다며

알록달록 가을빛에 심술 났나 보다

창밖 풍경에 들뜬 소녀

폰 손에 들고 현관문 열었다

가을비가 그려놓은 골목 풍경 그려져서


빗소리 즐기며 우산을 든

아름다운 부부의 잔잔한 걸음

도란도란 목소리는 가을비를 닮았다

누군가의 모델이 된 줄 모르고

가을비에 떨어져 슬픈 낙엽

눈물 흘릴까 조심조심 즈려밟으며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간다

도란도란 정다운 목소리도 멀어져 간다


나무 위의 단풍 그리 곱더니

이제는 서늘바람 올 거라는

가을비의 속삭임에 떨어져 내려 낙엽

바닥에 흘리는 눈물이어도 곱구나


비가 내린다

고운 가을빛 가져가겠다고

소곤소곤 속삭이며 가을비가 내린다

세월 입은 소녀의 마음에

왠지 모를 슬픔 하나 던져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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