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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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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09. 2023

내장사 아직 많이 아프다

내장사 일주문에 들어섰다

우람하고 아름다운 일주문은 양쪽으로 기둥 하나씩이 얼마나 굵은지 안아보니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되는 듯하다

일주문을 지나 아름다운 길을 가다 보니 만난 부도탑들을 보며 이곳의 역사를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는 왕문을 지나 작은 연못을 바라보는 정혜루 밑을 통과하여 계단을 오르니 바로 앞에 가건물의 큰 법당?

내장사의 비극을 전하고 있었다

첫 번째ㅡ정유재란 때 전소

두 번째ㅡ한군전쟁 초기1951년 전소

세 번째ㅡ2012년 10월 31일 전소

네 번째ㅡ2021년 불만이 있던 승려가 술을   

              마시고 인화물질을 대웅전에 뿌리고

             방화 대웅전 전소

이 처럼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사로 창건 후 수난

1557년 영은사 자리에 절을 세우고 내장사라 했으나 이 처럼 계속되는 수난을 겪고 있다고.

계단을 올라 큰 법당이라 쓰인 컨테이너 임시 법당을 들여다 보고 그 옆에 쓰인 안내문에 다시 대법당 신축을 위해 시주를 받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대법당이 불탄 이후 시주에 동참하기 위해 내장사를 찾는 불자들이 많아졌다한다

믿음이란 그런 건가 보다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것일까?

불자는 아니지만 큰 법당 앞에 서서 안타까운 마음에 법당 안을 들여다 보고 뒤로 물러나

넓고 평평한 큰 법당 터를 가늠해 본다

크고 웅장한 모습이 떠오르며 이 자리에 우뚝 설 대웅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 보았다

내장사의 몇 안 되는 건물들과 종각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컨테이너로 임시 꾸며놓은 큰 법당의 모습을 담으며 내장사를

천천히 돌아보며 전소될 때마다 울부짖던 아우성이 들리는 듯했다

어서 저 큰 법당이 바로서는 그날을생각하며 단풍에 휩싸인 일주문을 나와 벽련암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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