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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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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11. 2023

벽련암의 가을

벽련암

내장사 일주문에서 800m 산 위에 있다고

일주문 앞에서 올라가는 길을 보니 그 경사가

만만치 않아 좀 망설여졌다

산 위로 800m를 오른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기에ㅡ

하지만 벽련암도 코스에 있었기에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는 길가의 단풍은 탄성을 지르며 우리가 어떤 각도의 코스를 오르고 있는지 감추고 있었기에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때로는 자연의 지극히 아름다움을 논하며 걷는데 끙끙 소리를 내며 힘들다를 입에 달고 쉬엄쉬엄 오르고 있었다

중간 지점쯤 평평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가계가 있어 파라솔 아래서 한잔 하시는 분들도 행복해 보였다

차를 제지하며 입구에서 주차비를 받고 주차장에 세우고 올라가라 했으니 걸어가면서도 이 길은 무쏘와 짝꿍이 신나게 얏호를 외치며 올라올 수 있음을 아쉬워하며 다리를 두드리며 올랐다

벽련암

성벽을 길게 쌓고 그 위에 또 담장을 쌓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옛 백련사

내장산에서 으뜸가는 경치를 자랑하는 옛 백련사 절터이다

신 동국여지승람에는  백련사는  내장사라고도 이르며  내장산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의자왕 20년 유해스님이 세웠다고 하는데 추사 김정희가 백련사를 벽련사로 바꿔 부르고 현판에 써서 걸었으나 한국전쟁 때 불타버렸고 한다

이곳은 1986년 국가의 복원계획으로 중건되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ㅡ

백련사를 언제부터 벽련암으로 부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한다

김정희가 왜 벽련사라고 했는지 벽련암에 올라보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련암을 내려다보고 있는 산 정상의 병풍 같은 바위가 벽을 세워 백련사를 지켜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는 것은 벽련암의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아보니 모두 바위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벽련암이 내장산 으뜸 경치라는 말은 저 산 위의 벽을 치고 있는 병풍바위만 보아도 알 수 있었고 사실 내장사의 왠지 모를 빈 것 같은 구성에 비해 이곳 벽련암이 더 내실 있는 내장사 같이 여겨졌다

벽련암의 병풍바위에 빠져 고개 들고 산 위를 바라보며 셔터를 눌러대느라 목이 아파 목을 주무르며 든 생각은 세월을 얹으면 왜 이렇게 자연에 빠져드는 것일까? 라며 아마도ㆍㆍㆍ

벽련암을 실컷 담고 주차장에 잔뜩 떨어져 있는 은행을 피해 깡총이며 나오는 길

오ㅡ마ㅡ이ㅡ갓ㅡ

이 길을 우리가 올라왔다는 거지?

계속되는 15도~ 20도의 경사길을ㅡㅡ

조심조심 내려오며 올라갈 때와 또 다른 느낌의 아름다운 자연은 올가을 마지막을 붉히는 처절한 단풍과 벌써 까맣게 겨울입은 나무등걸도 또 하트 모양의 바위를 보며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아름다운 단풍에 쌓인 일주문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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