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가슴이 먹먹 눈물이 핑
by
한명화
Dec 3. 2023
전화가 왔다
ㅡ언니! 집에 올라가고 있어요
뭐 좀 드리려고ㅡ
현관문을 열어보니 동네 모임의 아우가 손에 제법 큰 통을 안고 서있다
ㅡ언니! 지난 목요일에 보니 몸이 너무 안 좋아 보이고 얼굴도 많이 부은 것 같아 소꼬리를 좀 사다가 푹 고았어요
언니 몸보신 하라고 드리고 싶어서
덕분에 저도 먹고 우리 엄마도 드리고ㅡ란다
뭐라고?
웬일이니ㅡ
가슴이 먹먹하여 울컥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껏 살며 누군가 날 위해 이 처럼 소꼬리를 고아서 힘내라고 주었던 적이 있던가?
너무 고마워서 아우를 끌어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행여 냄새나면 언니 힘들까 봐 냄새나지 않게 파도 넣어 좀 식혀 가지고 왔단다
ㅡ고마워 그 마음 정말 고맙게 받을게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하는데 빈통을 가져가겠단다
통을 두고 가면 그 통에 채워 줄 생각 하실 것이니 빈통을 굳이 가져가겠단다
그래서 다른 그릇에 옮기는데 푹ㅡㅡ고아서 뽀얗고 진한 국물에 소꼬리 토막이 제법 들어있다
진하게 우려내려 여러 번 겹쳐 고왔다며 이것 드시고 빨리 힘나셔야 한다며 눈물이 흐르는 내 눈을 마주 보는 그녀의 눈가에도 안타까운 눈물이 고여 있다
서로를 바라보며 고마움을 나누고는
어제 다른 아우가 김장 겉절이라며 가져와서
받아 두었는데 그 겉절이와 저번 냉동해 놓은 찰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보라고 들려 보냈다
내가 무슨 복이 이리 많아서 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마음 깊이 감사로 채우며 미래의 날들도 내다본다
더욱 따뜻함으로
더욱 진실된 마음으로
삶의 길을 가야겠다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이 아침이다
keyword
눈물
감사
삶
64
댓글
18
댓글
18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팔로워
740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스쳐가는 그리움이
아름답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