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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께
겨울 숲 봄 빛
by
한명화
Dec 9. 2023
경안천 습지를 걷는다
가을이 미련 두고 떠난 자리에
찬바람이 뚜벅뚜벅 찾아와서
이제는 겨울이라 소리치는데
춥고 슬픈 검은 가지 나무들
푸르고 곱던 잎새 다 내어주고
2023년을 잘 살아냈다며
허전한 마음 스담스담 다톡이고
갈대숲 옆을 흐르던 작은 도랑
푸른얼음으로 채워 두었다
가을노래 부르던 갈대는
풀어헤친 머리 진한 갈빛으로 색칠하는데
검은 나뭇가지 밑의 목련 꽃봉오리
봄이 올 거란 기대에 설레는 부푼 모습 나뭇가지에 걸린 마지막 잎새 하나
그 모습 바라보며
너무도 걱정이 되나 보다
어쩌나
깊은 겨울도 아직인데
봄은 저 멀리에 있단다 라며
안 쓰러이 바라보고 있다
그래!
이제 겨울 초란다
봄은 너무 멀리에 있어
목련 꽃봉오리야!
길을 잃지 않았다면
다시 집에 돌아가면 안 되겠니?
내 마음도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다
경안천 습지에서 만난
얼음의 겨울 숲
꽃봉오리 쏘아 올린 목련의 봄을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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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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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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