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코끼리 바위를 찾았던 날의 일이다
정말 힘들게 걸어 황금산 정상가까이에서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는 다듬어지지 않은 돌덩이 길이 경사도가 꽤 있어 긴장에 조심을 하며 코끼리 바위를 만나고 돌아 나오고 있었다
오전 9시 좀 지나 코끼리 바위를 향해 황금산을 올라 바닷가로 내려가 잠시 즐기고 돌아 나오니 오후 1시 가까이 되어 있었다
입구의 그림에서는 쉬울 것 같은 코스가 정작 너무 멀고, 힘들고, 돌길의 위험도도 상당했다
걸어 나오며 너무 힘든 코스였다고ㅡ
코끼리 바위를 쉽게 보여줄 수 없나 보다고ㅡ
돌길이 너무 위험했다고ㅡ
코끼리 바위와 몽돌은 정말 멋졌다고ㅡ
이야기하며 돌덩이 길도 지나고, 나무계단 길도 지나고, 이제야 땅을 편하게 딛는다며 걷고 있는데 앞쪽에서 어르신 세분이 오고 있다
몸집이 있으신 어르신은 뒤뚱이시며 걸으시고 목발 한쪽을 짚으신 어르신은 절뚝거리시고 깡마른 남자분이 이분들을 재촉하며 오고 있었다
우리에게 묻는다
코끼리 바위까지 얼마나 남았소ㅡㅡ
??? 그 힘든 길을 이분들이 가시겠다고?
이제 입구에서 힘들어하시면서?
이럴 때는 정확한 답이 맞을 듯해서 말했다
여기는 이제 초입인데 제 생각에는 너무 힘들어서 안 가시는 게 좋을 듯해요ㅡㅡ라고
짝꿍이 날 밀어내며 말한다
조금 더 가시면 돼요 힘내세요ㅡ라고
난 다시 말했다
아니지요 정확하게 알려드려야지 맞아요
어르신들!
정말 힘들어요 또 천천히 가셔도 바닷가로 내려가실 때 험한 돌길이 아주 위험해요ㅡ
그러자 그분들이 의견이 분분하다
헉헉대시는 어르신이 포기를 하시겠단다
그러자 남자분이 같이 가자고ㅡㅡ
목발을 짚으시고 절뚝거리시는 여자분은 끝까지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신다
언뜻 든 생각에 내 대답이 당신 심기를 건드렸나? 난 그저 염려가 되어 정확하게 말했을 뿐인데 결국 두 분은 계속 간다며 가시고 어르신 한분은 내려오신다
어르신 아주 잘하셨어요
너무 멀고 힘들고 위험해요
우릴 따라 내려오시는 분은 고맙다는데 짝꿍은 내게 용기를 드려야지 가시고자 하는 의지를 꺾었다고 한다
내 생각은 아니다
얼마 못 가셔서 힘들게 돌아오실게 뻔한데 정확하게 알려드려서 스스로 결정을 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등산을 하며 돌아오는 분들에게 묻는다
얼마나 더 가면 되나요?
조금만 가면 됩니다
그러나 그 조금만의 거리는 고무줄이다
물론 그 대답 때문에 끝까지 갈 수 있다
오늘의 상황은 대상이 문제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물었다면 내 대답도 달랐을 것이다
그리 멀지 않아요ㅡ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