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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
타이어표 검정 통고무신
by
한명화
Oct 29. 2024
알록달록 예쁜 고무신
어쩜 저리도 이쁠까
검정 고무신에도 꽃들이 활짝
그 옛날엔 왜 없었을까
꽃 고무신 속에 그리움이 온다
꼬맹이 신었던 타이어표 검정 고무신
발등에 줄 그어지면 남자아이 통고무신
발등에 꽃 찍히면 여자아이 통고무신
너도나도 검정 통고무신
많은 자식들 애써 신겨준 고무신 잊을라
걱정되신 아버지는
부지깽이 달구어 가운데에 표시하면
친구도 같은 자리에 표시하고 왔더라
울 아버지 왜 그리 고집스럽게
꽃 찍힌 고무신 사달라고 보채어도
줄 그어진 통고무신 사 오시고는 하시는 말씀
이것이 더 질겨, 그냥 신어ㅡ
꼬맹이는 원망으로 눈물이 나도
어머니 속상하실까 발 꼬이며 신었지
꽃 찍힌 고무신이 더 비쌀까?
아버지 이해하려 애를 써 보아도
학교 가는 발걸음은 부끄럼쟁이
여행길 전시장에 무심한 듯 담긴
예쁜 꽃그림 고무신 보며
통고무신 말고는 진한 사랑 주셨던
아버지 가신지도 수 십 년이 지났구나
꽃고무신 내려다보다 무심코 고개 들어
파란 하늘 올려다본다
하늘가 어딘가에서 내려다보시며
명화야! 그땐
미안했구나ㅡ
하실
아버지 계실듯해서ㅡ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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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아버지
검정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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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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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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