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바람 붓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Oct 29. 2024

타이어표 검정 통고무신

알록달록 예쁜 고무신

어쩜 저리도 이쁠까

검정 고무신에도 꽃들이 활짝

그 옛날엔 왜 없었을까


고무신 속에 그리움이 온다

꼬맹이 신었던 타이어표 검정 고무신

발등에 줄 그어지면 남자아이 통고무신

발등에 꽃 찍히면 여자아이 통고무신

너도나도 검정 고무신


 많은 자식들 애신겨준 고무신 잊을라

걱정되신 아버지는

부지깽이 달구어 가운데에 표시하면

친구도 같은 자리에 표시하고 왔더라


울 아버지 왜 그리 고집스럽게

 찍힌 고무신 사달라고 보채어도

줄 그어진 통고무신 사 오시고는 하시는 말씀

이것이 더 질겨, 그냥 신어ㅡ


꼬맹이는 원망으로 눈물이 나도

어머니 속상하실까 발 꼬이며 신었지

 찍힌 고무신이 더 비쌀까?

아버지 이해하려 애를 써 보아도

학교 가는 발걸음은 부끄럼쟁이


여행길 전시장에 무심한 듯 담긴

예쁜 그림 고무신 보며

통고무신 말고는 진한 사랑 주셨던

아버지 가신지도 수 십 년이 지났구나


꽃고무신 내려다보다 무심코 고개 들어

파란 하늘 올려다본다

하늘가 어딘가에서 내려다보시며

명화야! 그땐 미안했구나ㅡ 하실

아버지 계실듯해서ㅡㅎ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이 깊어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