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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해넘이가 붉다한들

by 한명화

고흥의 날들이 바쁘다

짜인 일정으로 돌아보아야 하기에

작정을 하고 좀 일찍 귀가하였다

전망이 아주 좋은 펜션의 마당가에 앉아 바닷가의 해넘이를 감상하고 싶어서 ㅡ

싸늘한 날씨가 문제인가

저 멋진 고흥의 해넘이를 볼 것인데


바다 건너 산등성이로 불덩이가 다가온다

해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글거리는 석양이 떠오름보다 더 붉은 것은

아쉬움의 연민을 담았기에 일까

조금씩 조금씩 붉은빛이 내려간다

더 긴 꼬리를 바다에 띄우며

제발 날 잊지 마세요라는 듯

진한 아쉬움 남기며

서서히 서서히 그 빛을 안아 내린다

그ㅡ리ㅡ고

밤바다


해야!

뭐가 그리 아쉽단 말이냐

하룻밤이 지나면 생글거리며 떠오를 것을

네가 제아무리 붉다한들

네가 제아무리 아쉽다한들

인간사 붉은 석양만 할까

인간사 떠나가는 아쉬움만 할까

너는

하룻밤 지나면 다시 떠오를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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