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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27. 2024

첫눈이 내리고 있다


이른 새벽

눈이 내린다는 소식에 창밖을 본다

소리 없이 언제 내렸는지 주차된 차들의 지붕에 하얀 이불이 소복소복 덮여있다

차의 붉은 불빛은 이 새벽 누군가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나 보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기를 ㅡㅡ

차가 나간 주차장은 다시 고요에 잠기고


아침이다

사납게 쏟아지는 눈발은 쉬었다 내리기를 반복하고 나뭇가지에도 녹던 눈이 쌓인다

포근하게 내리기 시작한 눈들의 행진은

앞을 가릴 듯 쏟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어서 옷 입고 뛰어 나갔을 것을

내리는 눈 우두커니 바라보며 염려가 앞선다

아이들 출근은 안전하게 잘했을지ㅡ

저 길가에 줄지어선 차들의 행렬을 향해 무사를 기도하고 있다


눈이 내린다

지금 창밖은 경고라도 하듯 앞을 가리고 쏟아져내리고 있다

세월은

첫눈을 보며 그것도 저리 쏟아져내리는 걸 보며 기쁨보다는 삶을 위해 길을 나서는 이들 생각에 반가움보다 걱정을 가져온다

 

눈이 내린다

그것도 첫눈이 내린다

소리 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수많은 부모의 마음에는 자녀들의 하루가 무사하기를 기도하게 하고

아이들의 마음에는 눈밭에 나가 신나게 놀이할 마음에 환호를 부르게 하며

첫눈이 내리고 있다

소리없이 하얀세상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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