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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예나 지금이나 시절을 잘 타고나야

by 한명화

여행을 떠나면 목적지를 정하고 그 주변의 유적도 찾아보게 된다

육괴정?

그 이름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이천시 백사면에 위치한 향토유적을 찾아갔다

세월 먹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작고 아담한 사당이 있었다

안내를 읽어보니

ㅡ육괴정 향토유적 13호

ㅡ조선중종 14년(1519년) 조광조의

몰락으로 낙향한 임용순 작은 초당 건립

ㅡ육괴정 이름의 유래

임용순과 함께한 여섯 선비가 우의를 다지며 초당 앞에 연못을 파 연을 심고 각기 느티나무 한 그루씩 심은 데서 육괴정이라 함

ㅡ세월이 지나며 연못을 매워지고 느티나무

3그루가 죽어 후손들이 다시 심었다

ㅡ현제의 건물의 모습은?

수차례의 중건으로 정자가 아닌 대문과 담을 쌓은 사당형태로 변모함

ㅡ내부에는 임진왜란 때 순결한 엄용순의 손 엄유은의 충신장문과 엄용순의 생육괴정서, 육괴정 중 수기 등의 현액이 걸려 있다


돌계단을 올라 빨간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루 처마 밑에 걸린 육괴정 현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마루에 앉아 짝꿍은 걸려있는 편액들을 살펴보고 있다

정자라 했는데 마루가 있고 방으로 보이는 아래는 아궁이가 있어 온돌방으로 보였다

옆으로 돌아가니 방문이 있어 옛 문고리의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정말 옛 어린 시절 우리 집 방바닥이 나타나 반가움에 손으로 방바닥을 만져보고 우두커니 서서 달려온 고향집을 바라보며 부모 형제들과 지냈던 날들의 그리움이 밀려와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다시 돌아 나와 마루에서 바라보니 들어온 대문 옆으로도 옛 광 문 같은 문이 있고 앞면은 개방되어 있었는데 농기구인지 가마인지 어쩌면 가마일 것 같은 똑같은 모형의 물건이 쌓여 있었다

난을 피해 친구들과 낙향하여 우의를 다지며 지냈을 작은 옛 초당의 모습과 힘을 모아 땅을 파 연못을 만들고 아름다우라 연을 심어 연꽃과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가 서로 어우러져 자라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예나 지금이나 시절을 잘 타고나야 하고 주변에 좋은 사람을 만나야 일생이 평안하고 명예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육괴정을 나와 세월 먹어 힘들어하는 느티나무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인지 삶에 대해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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