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봄날에
두 번씩이나 우아한 꽃 보이던 단모환
두 번으론 아쉬웠나?
뜨거운 어느 여름날
털북숭이 꽃봉오리 올려놓고는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발만 동동 구르며 제자리걸음
며칠 전
우ㅡ와! 뭐야
꽃이야? 꽃술이야?
나의 소곤댐 들었나 봐
오므린 봉우리 조심스레 펼치더니
나도 세상빛 보려 한다는 듯
꼿꼿하게 허리 펴고 고개 쳐든다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사흘이 가도
꽃잎으로 갈아입을 옷이 없다며
부끄러운 듯 수줍게 서서
간절한 소망 기도하고 있다
우아한 꽃이 되고 싶다고
아니? 괜찮아
지금의 모습도 정말 사랑스럽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