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먼 걸음 걸었나
단발머리 소녀로, 사랑에 설레는 시간도 엊그제 같은데ㅡ
추식이 온다고 어머니 만들어둔 추석빔 입고 싶어 손꼽아 기다리던 일 엊그제 같은데 ㅡ
송편이랑 사과 배랑 고기도 먹을 수 있는
추석 기다림도 엊그제 같은데 ㅡ
어느 사이 세월이라는 시간 찰나가 되어
부모님 먼 나라 날개 펴 날으시고
내 머리 위에 내린 은빛 빛나는구나
내일이면 추석이고
오늘은 짝꿍의 탄생일
아들, 며느리, 딸이랑 힘 모아 아침 상 차리고
생신축하 합니다 합창도 했다
추석!
43년 전 인연의 짝꿍 귀하게 만난 날
눈 한번 깜빡하고 나니 긴 세월 훌쩍 지나
든든한 아들내외랑 사랑스러운 딸도 있어
아빠의 생신 축하도 하고
추석맞이 준비도 하고
추석 맞이라고
부모님계신 고향 찾아 입석 열차 틈에 서서
밤새워 달려 고향집에 들어가면
어머니 버선발로 반기시고
아버지 반가움에 방문여시고 ㅡ 왔냐?ㅡ
북적북적 대문 안의 풍경 다가온다
하늘에 떠오른 둥근 보름달에 소원 빌며
마당에 둥근 멍석 깔리고 숯으로 말판 그리면
신바람에 던지던 윷놀이 함성소리
윷이야,! 모야! 신바람 나던 추석 날 풍경
엊그제 같은데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