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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바다와 가을 낭만의 슬도

by 한명화

간밤에는 그리도 억세게 비가 쏟아지더니

여행코스를 즐기려 숙소를 나서는 이른 오전 비님은 떠나고 하늘이 맑다

울산 여행의 날들이 마치 여행자를 위해 날씨를 조절하는 듯 감사함으로 출발한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슬도 ㅡ

그 이름조차도 왠지 아련함을 주었다

좀 떨어진 주차장에 내려 항구의 동네길을 200여 m 걸어 가자 항구였다

입구에 ㅡSEULDOㅡ라는 이름표

이름표를 지나 방파제 길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우뚝 서있는 아름다운 고래가 햇살에 반짝인다

방파제의 안쪽에 하얀 등대를 만나고 왕곰보 바위가 펼쳐진 옆으로 휘어진 방파제를 지나 빨간 등대를 만났는데 주변에 오토바이를 타고 온 듯한 낚시꾼들이 많다

빨간 등대를 돌아보고 나와 하얀 등대 밑의 안내글을 살펴보았다

슬도는?

ㅡ방어진 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으로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 하여 시루섬, 또는 섬 전체가 왕곰보 바위로 덮여 있다 하여 곰보섬이라고도 한다

슬도에 울려 퍼지는 파도소리를 일컫는 슬도명파는 방어진 12경 중의 하나이다ㅡ

슬도를 돌아보며 제주도에서 본 화산석의 바위들이 바닷가에 널려있어 이곳도 화산섬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 슬도에 오면 넓은 면적의 댑싸리 밭과 팜파스무리를 만날 수 있다 했는데 어디 있나

멈추어 서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키가 큰 짝꿍의 눈에 들어온 건너편 산등성이에?

저기다!ㅡㅡ

동네 뒷길을 따라 올라간다

차들이 내려오는데 우리도 차를?

아니지 이왕 왔으니 걸어 올라가자며 가보니 우!ㅡ와!ㅡㅡ

갈대보다 풍성한 연갈색의 팜파스 무리가 바람결에 춤을 추며 반겨주고 더 들어가자 댑싸리 밭이 펼쳐져 가을이라 노래한다

피곤했던 온몸에 새 힘이 생겨나

울긋불긋 아름다운 댑싸리와 연갈색 탐스런 머릿결을 자랑하는 팜파스 사이를 거닐며 깊어가는 가을의 낭만?을 즐기는 우리는

세월을 잊은 소년 소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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