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빛의 고백

by 한명화

사랑하는 잎새 모두 다 떠나

한겨울 찬바람에 온몸 드러내고

슬픈 마음 달래던 검은 나뭇가지에

추위에 떨면서도 떠날 줄 모르는

새빨간 겨울꽃 산수유 열매

잎새 다 떠나 슬픈 검은 나무가

애닮고 또 애닮 퍼서

차마 떠나지 못하고 마음 전한다


삶이란 다 그런가 봐요

봄내 새싹 돋고 푸른 잎 무성했는데

가을의 곱던 단풍 자랑도 많이 했는데

언제까지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겨울바람 찾아오자 다 떠나갔지요

따뜻한 봄바람 불어오면

그때는 다시 돌아온다며

기다려 달라는 한마디 남기고


검은 나무님!

비록 지금은 타버린 듯 검지만

머잖은 미래에 봄바람 오면

다시 희망의 빛 넘칠 거니까요

당신의 멋진 삶을 잘 알기에

추운 겨울 다 떠난 꽃들 대신해

당신 곁을 지키고 있답니다

이 처럼 붉은 꽃빛으로


새빨간 산수유 소곤대는 고백에

모두가 떠나 외로웠던 검은 나무

울먹한 감동으로 흐뭇한 미소로

가지에 기대 있는 붉은 열매를 향해

내 곁에 있어주어 너무 기쁘다고

새 봄 올 때까지 함께 기다리자며

붉은 꽃빛 끌어안고 쓰담쓰담한다

삶은 언제나 기다림인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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